-참여연대 관계자, 갑질 거래 엄중히 심판하고, 제도 개선 필요한 실정
"협력업체와의 갈등, 근로자에 대한 처우 개선 문제 등에 대해 편법적 일들이 지속적으로 발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조선의 대표 기업으로서 HD현대중공업의 앞에서는 갑질 문화를 혁신하는 척 하며 뒤로는 잡음이 계속 나오는 데 대해 통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앞으로 입법에 있어 이러한 갑질이 없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대중공업의 갑질 문제가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체감하고 있다며, 솜방망이 처벌로 끝난 사안의 경우 심도 있게 논의해 향후 입법에 반영하겠습니다."
HD현대중공업(원청)의 갑질이 도를 넘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오는 가운데,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정무위)과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환노위)의원이 입법 활동에 있어 갑질 근절을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갑질로는 원청의 발주 리스트를 하청에 떠넘기는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HD현대중공업 내부에서도 특정 직군의 직원은 계약직으로만 채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특정 직군의 직원의 업무 숙련도가 낮고 일을 잘 모르기 때문에 협력사에 일을 떠넘긴다는 것이다.
2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제보를 한 사람은 HD현대중공업에 납품을 하는 하청업체 직원으로, 자신이 당한 일에 대해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하청업체 직원 A씨는 "약 25개 팀에서 필요한 물품에 대한 리스트가 있는데, 그걸 원청에서 정리하지 않고 하청업체 직원들에게 떠넘긴다"면서 "리스트를 대신 만드는 건 어떻게든 참겠는데 원청의 갑질이 너무 다양한 방식으로 심해진다"고 전했다.
해당 업무를 부당하게 시키는 일이 한 번이 아닌 주기적으로 있었던 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그는 "그 리스트를 대신 만들라고 지시한 직원도 원청에서 2년 계약직으로만 뽑는 직역으로 안다"며 "주로 여직원을 2년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2년을 채우지 않고 중간에 나가는 일이 다반사"라며 "그러다 보니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이 낮아 위에 말한 원청이 관리해야 할 리스트도 만들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러한 갑질에 대해 "조선업계는 하도급업체들에 대한 피해 구제는 하지 않고 갑질이 수면 위로 오르면 법적 대응으로 일관했다"며 "법적 대응이 이뤄지는 동안 하도급업체는 도산과 임금체불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제 정의 실현과 조선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이러한 불공정 갑질 거래를 엄중히 심판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HD현대중공업 하청지회 관계자는 "CCTV가 작년 여름부터 시작해서 약 200대가 설치됐고 원하청노조에서 문제 제기를 하자 그제서야 협력사 사장들이 돈을 모아 설치했고, HD현대중공업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했다"며 "CCTV와 더불어 터치원과 같은 근태관리 앱을 무조건 설치하라고 하고 선택권을 빼앗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우습게 아는 것 아니냐"고 했다.
또 지회 관계자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CCTV 설치 이유에 대해 일관적으로 안전보건조치의 일환이라는 답만 늘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회관계자의 말처럼 노동자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손익찬 노동전문 변호사는 기자와의 취재에서 "원청이 리스트를 대신 만들게 하는 것은 회사가 다르기 때문에 직장 내 괴롭힘은 될 수 없지만, 사내 내규의 협력사에 갑질한 직원에 대한 윤리 규정을 통해 처리해야 하는 일로 보여진다"고 했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