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가, 생산비 늘어 원유가격 인상 '불가피'
유업계, "정부 압박에 원유가 올라도 유제품 가격은 인상 어려워"
낙농진흥회 구성원들이 원유가격 조정 협상을 두고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협상 타결 날짜는 앞서 한차례 연기돼 19일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으나, 다시 늦춰지면서 오는 24일 재개될 예정이다.
1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낙농가와 유업계가 원유가 조정 협상에서 팽팽한 대립구도로 맞서면서 낙농진흥회는 다시 한 번 협상 타결 날짜를 미루게 됐다.
애초에 이번 협상은 지난달 9일 시작해 30일 끝날 것으로 예정되었으나, 의견 수렴에 어려움이 있어 이날(19일)로 한차례 연기됐었다.
하지만 원유 가격 인상은 낙농진흥회 구성원인 낙농가와 유업계측 모두 중대한 사안인지라 이날 열린 협상 역시 결론을 내지 못하고 미뤄졌다.
특히, 원유 가격 인상은 낙농가의 생산비와 직결된다. 따라서 생산비가 늘어나며 원유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앞서도 우세하게 작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정부에서 물가안정 정책을 시행하며 유업계에 유제품 가격 인상 자제를 요구한 것이 유업계 관계자들을 압박했다. 원유가격이 인상되더라도 그만큼 우유제품 가격을 올리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부담을 갖게 된 것이다. 이에 낙농가와 유업계는 인상폭을 두고 의견 대립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올해 원유 가격 협상에서 가장 비중 있게 거론되고 있는 범위는 ℓ당 69~104원의 폭이다. 기존 리터 당 996원이었던 음용유 원유 가격에서 최소 인상폭인 69원이 오른다면 내년엔 리터 당 1000원이 넘어가는 셈이다.
지난해 원유 인상 가격은 리터 당 49원이었는데 유업계는 이를 고려해 우유 가격을 약 10% 인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유업계가 낙농가의 상황을 고려해 우유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7일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유업체 10여 곳을 대상으로 우유 및 유제품 가격 인상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특히, 유제품 가격이 오르면 이를 원부재료로 하는 식품들 역시 연쇄적으로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이른바 ‘밀크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선 것.
유업계 관계자는 19일 <녹색경제신문>에 “원유가 인상 폭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생산비가 늘어나면서 원유가 조정은 피할 수 없지만 원유가가 인상됨에도 유제품은 가격을 낮춰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업계가 양측으로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사안을 고려해 인상 폭이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