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금리인상 등에 외화채 발행 0건
한투 기점으로 미래에셋 등 출격
한국투자증권이 그간 꽉 막혀있던 증권사 외화채 시장의 물꼬를 텄다. 지난달 증권사 중 처음으로 사무라이채권을 발행했다. 1년여 만에 이뤄진 증권사 외화 조달이다. 이를 기점으로 다른 증권사들도 외화채 발행 채비에 나서고 있다.
14일 한국투자증권이 2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채권을 발행했다. 최근 발행된 사무라이채권은 각각 1년(63억 엔), 1.5년(16억 엔), 2년(61억 엔), 3년(60억 엔) 만기이며, 금리는 1.04%, 1.36%, 1.53%, 2.25%이다.
사무라이채권은 외국 기업이나 정부가 일본 채권시장에서 발행하는 엔화 표시 채권이다. 조달된 자금은 일본 현지 투자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사무라이채권 발행은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1년간 막혀있던 조달 물꼬를 텄기 때문이다. 작년 국내 증권사 중에서 외화 채권 발행에 성공한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
금리인상, 러우 전쟁 등에 북빌딩(수요예측) 과정 중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한 영향이다.
한국투자증권도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10월 한국투자증권은 공모 달러화 채권 발행을 계획했다. 3년 고정금리부채권(FXD)이며 유로본드(RedS) 형태로 미국을 제외한 아시아·유럽에서 투자자 모집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ESG채권의 그린본드 형태를 선택해 투자 가치를 높였으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일 수는 없었다. 결국 수요부진으로 발행을 연기했다.
다만 이번 사무라이채권을 시작으로 막혔던 외화채 발행 물꼬를 드디어 트게 됐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도 회사를 뒤따라 외화채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달러화 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2021년 이후 약 2년간의 세월을 거쳐 복귀하게 되는 것이다. NH투자증권도 외화 채권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달러채 발행을 준비했으나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조달을 연기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일본 시장에 한국 증권업을 알리고, 당사의 우수한 수익성과 안정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며 “이번 발행을 통해 조달 통화 다변화 및 조달 안정성이 강화됐고, 글로벌 사업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연경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