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아닌 상장리츠 단독 발행
ESR켄달스퀘어리츠 ESG보고서 발간
코람코더원리츠 전자투표제 도입
국내 상장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의 ESG 경영이 고도화되고 있다. 운용사 울타리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ESG 채권을 발행하는가 하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전자투표제 도입 등의 활동을 펴고 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책임투자 니즈에 대응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제금융센터 신술위 책임연구원은 “국부펀드들이 코로나19 충격을 계기로 적극적으로 사회책임투자를 지향하고 있다”며 “실물자산이 기후변화에 더욱 취약한 점 등을 감안하여 PE(사모펀드)·실물자산이 ESG 주요 투자 대상”이라고 말했다.
지난 30일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상장 리츠 최초로 자체 ESG 채권을 발행했다. 총 560억 규모의 사회적 채권이다. 조달 자금은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되는 적격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2021년 자산운용업계 최초로 ESG 채권(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적 있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모집금의 4배가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다만 회사가 운용하는 상장리츠가 자체 신용으로 이를 발행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조달자금을 자회사인 이지스글로벌레지던스리츠에 출자한 후 뉴욕 소재 다세대 임대주택 스프링크릭타워, 일리노이주립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대학생 기숙사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스프링크릭타워는 46개동, 5881세대로 이뤄진 미국 최대 저소득층 임대주택이다. 입주 세대 모두 정부 임대료 지원 프로그램을 적용받는 주거 취약계층이다. 일리노이대 기숙사는 신입생 적응과 교류 돕기 위한 사립 인증 기숙사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번 ESG채권 발행으로 상장리츠도 ESG활동에 이바지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며 "향후 리츠 자산들의 수익률 제고와 더불어 ESG투자에 적극 동참 및 발굴할 수 있는 토대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켄달스퀘어리츠운용의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지난달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국내 최대 물류센터 리츠로 상장 리츠가 단독으로 ESG 보고서를 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투자 지분이 높아지면서 이들의 니즈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조치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글로벌 ESG 보고 가이드라인인 GRI 기준을 적용했으며 전문 검증기관인 BSI 그룹의 제3자 검증 또한 마쳤다. 보고서에는 전체 17개 물류센터 자산 중 15개가 LEED 등의 친환경 인증을 받고, 신규 임대차 및 재계약 내 ESG 조항 적용률 93%를 달성한 내용 등이 담겼다.
이러한 노력으로 리츠는 국내 상장 리츠 최초로 지난해 GRESB(글로벌리얼에스테이트서스테이너빌리티벤치마크) 평가에서 최고 등급 ’5스타’를 받기도 했다. 평가대상은 자리츠 1호에 포함된 7개 물류센터 자산으로 전체 보유 자산 연면적 중 약 50%를 차지한다.
네덜란드에 기반을 둔 GRESB는 부동산, 인프라 등 실물자산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기관이다. 2009년부터 총 47조 달러에 달하는 부동산 자산에 대한 ESG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작년 평가에는 전 세계 1520개 부동산 관련 기업, 11만7000여 자산이 참여했다.
켄달스퀘어리츠운용 배상휘 대표이사는 “ESR 켄달스퀘어 리츠 설립 3년 차를 맞이하여 발간하는 첫 ESG 보고서를 통해 작년 한 해 저희가 이루었던 지속가능경영 활동 및 성과를 보여드리고자 한다”며 “‘책임감 있는 전 생애주기 물류 부동산 지속가능화’라는 당사의 ESG 비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코람코자산운용의 코람코더원리츠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주주총회에 출석하지 않고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주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고, 서면투표로 인해 발생하는 우편물 등의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코람코자산운용은 2006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는 등 그간 기업구조 측면에서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환경 부문에서도 빼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 코크랩 제41호에 편입된 마제스타시타 타워2는 평가 첫해 GRESB 최고 등급 ‘5스타’를 받았다.
이번에 전자투표제가 도입되는 리츠는 여의도 하나증권빌딩을 기초자산으로 두면서 임대수익 기반 매 분기별 연 6%대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고 있다.
코람코더원리츠 총괄운용역 윤장호 부사장은 “하나증권빌딩은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의 직접적인 수혜와 함께 임대율 100% 달성을 통해 배당확대의 기반을 단단히 다졌다”며 “이제 수익 외적인 주주와의 긴밀한 소통, 환경 친화적 자산관리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