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수협·JB금융지주 등 증권사 매물 물색 나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증권사 인수와 더불어 비은행 부문 강화에 대한 의지를 천명해 왔으나 다소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M&A시장에 우리금융이 원하는 중형사 이상의 매물이 없는 데다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이 늘어 증권사 몸값도 뛰고 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해서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그룹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겠다"며 "위기 속 숨어있는 큰 기회를 찾아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에 속도를 높여내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911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6% 증가했으나 국내 금융지주사 중 5위로 밀려났다.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순이익 8630억원을 기록해 전체 실적 가운데 90%이상을 책임졌다.
순위 변동이 생긴 주요 원인은 경쟁사들의 비이자이익 증가때문이다. 하나금융과 농협금융은 올해 1분기 각각 1조1022억원, 94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하나금융의 경우 비이자이익 부분에서 전년 동기 대비 52.9% 증가한 7788억원을 기록했고, 농협금융 역시 129.9% 증가한 4077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1분기 성적표에 대해 우리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더 절실해졌다는 평가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딜은 없다"며 "여전히 보험사보단 증권사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보험사 매물이 쏟아지자, 우리금융이 보험사를 먼저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악사손해보험, KDB생명보험 등 굵진한 매물들이 M&A시장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증권사를 인수하겠다는 경쟁자가 많다는 점도 보험사 우선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OK저축은행의 경우 대부업을 조기청산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을 위해 증권사 인수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JB금융지주와 SH수협은행 역시 증권사 인수 등을 통해 비은행 계열사 강화 의사를 내비친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인수를 몰색중인 타 금융사의경우 물론 우리금융지주와 비교하기엔 자본력과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다만 중소형 증권사 매물의 경우 우리금융과 포지션이 겹쳐 몸값 상승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임 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며 "임기내 M&A를 끝내고 싶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