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L당 1065원~1100원선으로 논의 중"
카페·베이커리, "원유가 폭등 시 가격 인상 고려할 수도"
원유(原乳) 가격 인상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원유가가 역대 최대 폭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밀크플레이션(우유값이 아이스크림, 커피, 빵값 등의 인상을 불러오는 것)’의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지만, 동네에서 카페와 베이커리 등을 운영하는 점주들은 원유가격이 폭등할 경우 커피 및 빵 등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낙농진흥회는 내년(2024년) 원유 가격을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되고 있는 원유 가격은 기준 1L당 1065원~1100원 선이다. 이는 최저가인 1065원으로 계산하더라도 올해(996원) 대비 6.9% 늘어나는 셈이다.
앞서, 지난해 대비 올해 원유가격은 5.2% 늘며 역대 최대 상승치를 보였다. 하지만 내년 예상 원유가가 이보다 더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카페와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점주들은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서울에서 카페와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A씨는 <녹색경제신문>에 “우유가 안 들어가는 메뉴가 없다”며 “작년부터 올해 사이에도 많이 올랐는데 우유값이 비싸지면 마진에 바로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유값이 많이 오르면 음료나, 디저트 등 상품가격을 소폭 인상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원유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사료값이 오른데에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생산비는 전년 대비 13.7%(115.76원) 오른 958.71원으로 책정됐는데 상승분의 70.1%는 사료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러시아에서 수입한 사료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전쟁으로 인해 사료 수급에 있어서 비용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원유 가격 상승은 ‘밀크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안을 발표했다.
특히, 유제품을 사용하는 가공식품들의 경우 수입산 유가공품을 원재료로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국내 원유 가격 인상은 가공식품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아이스크림류는 유제품 사용 비중은 59%이지만 빵류는 5% 과자류는 1%가량 사용된다.
다만, 카페 및 베이커리 등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수입산 유가공품이 아닌 국내산 우유를 대부분의 원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원유가격으로 인한 타격을 걱정하고 있는 양상이다.
서울에 위치한 한 카페 점주는 21일 <녹색경제신문>에 “수입산 멸균우유를 사용하는 곳들도 있기는 하다”며 “수입산을 이용할 경우 가격 인상에 영향이 없겠지만 국내산 우유를 사용하는 곳들은 우유값 상승으로 인한 타격이 크다”고 호소했다.
이어 “한 잔당 몇 10원에서 몇 100원 차이일 지라도 총 매출로 따졌을 때 자영업자에게는 이것도 큰 차이”라고 덧붙였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