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證 ICT 아카데미 신설
미래에셋證 빅데이터 경진대회 개최
대형 증권사들 사이에서 IT 인재를 채용하는 방식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수시, 경력 채용에 주력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인재육성에 초점을 두는 모습이다. 블라인드 면접을 통해 실력 중심의 신규 채용을 진행하는가 하면 빅데이터 경진대회, ICT 아카데미 등을 운영하며 관련 인재를 발탁 및 육성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주식투자자 수가 늘어나면서 서비스 개선, 서버 안정성 제고 등을 위해 증권업권 내 IT·디지털 인력 수요가 덩달아 증가했다. 지난 1분기 상위 10대 증권사 전산운용비는 전년 대비 평균 10% 늘어났다.
작년 부진한 실적에도 증권사들이 IT 인재 채용문을 활짝 열어둔 배경이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공개채용에서 IT 직군 두 자릿수 채용을 진행했다. 리서치, 디지털, 본사지원 직군은 각 한 자릿수 인력을 채용했다.
자릿수는 미공개했으나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도 상반기 IT 직군 채용을 진행했다. 이들 세 증권사는 블라인드 채용 프로세스를 도입해 역량 중심의 인재 발탁에 주력했다.
그간 증권사는 수시, 경력채용을 통해 IT 직군 인력을 채용하면서 직접 육성에 박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면서 증권사 간에 인력을 뺏고 빼앗는 출혈 경쟁이 불거지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인재육성에서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9년 미래인재 아카데미를 신설했다. 증권사 직무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수료학생 전원에게 서류전형 통과혜택 등의 특전을 제공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서울시와 손잡고 ICT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프로 디지털 아카데미’를 출범했다. 서울시 거주 청년 및 소재 대학, 대학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IT 인재 양성 사업이다.
교육은 금융 IT, 클라우드, 프런트/백엔드 프로그래밍, 서비스 기획 등으로 3개월간 진행된다. 신한투자증권 실무진 강의도 포함돼 학생들이 접하기 힘든 금융 IT 직군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에 따른 별도 비용은 없으며 회사는 프로그램을 수료한 교육생 전원에게 자사 인턴십 기회를 제공한다. 10월부터 한 달간 신한투자증권 IT 및 정보보호 부서에서 근무하는 프로그램이다.
인턴십을 수료한 교육생 전원에게는 공개채용 지원 시 서류면제 혜택도 제공한다. 올 하반기 지원자에겐 서류 전형 및 인적성 전형 면제 혜택이 주어지고 우수 수료자에겐 최종 면접에 참여할 수 있는 특전을 제공한다.
그런가 하면 NH투자증권은 지난 2020년부터 디지털 인재양성을 위한 빅테이터 경진대회를 열고 있다. 작년 말 제3회 경진대회 ‘데이터, 문화가 되다’를 성황리에 마쳤다. 3개월에 걸쳐 진행된 대회에는 국내외 90여 개 대학 학생들이 참여했다.
최총 대상은 중앙대 ETFF팀이 수상했다. ETFF팀은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한 맞춤형 ETF 추천, 투자 명언 제시 등 투자 개인화 솔루션을 제안했다. 회사는 대상, 우수팀에게 IT·디지털 직군 서류전형 면제, 체험형 인턴십 기회 등의 인사 특전을 제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네이버클라우드와 손잡고 '빅데이터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2017년 시작해 올해로 7돌을 맞은 국내 최대 금융 공모전이다. 마찬가지로 우수팀에게 상금과 인턴십 및 채용 연계 혜택을 제공한다.
이달 말까지 모집하는 공모전은 '생성형의 시대, AI와 빅데이터로 내가 만드는 금융서비스'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초거대 언어 모델(LLM)을 활용한 대고객 금융서비스 제안 ▲고객과 시장 데이터를 활용한 대고객 금융서비스 제안 등 두 가지 주제로 열린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생성형 AI 기술과 미래에셋증권의 다양한 데이터,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결합하면 좋은 작품들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며 "학생들이 클라우드 환경에서 관심있는 주제를 마음껏 탐구할 수 있도록 분석 환경을 제공하고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