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저축은행의 1분기 순익이 8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시중은행과 대비를 이뤄 관심이 쏠린다. 시중은행의 경우 1분기 예대마진을 통해 전년 동기대비 24% 증가한 7조원 규모의 당기순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저축은행과 시중은행 간 금리 격차가 크지 않아 쏠림현상이 발생한 것 같다"면서 "또 SVB파산 사태와 부동산PF 등 부실 우려로 인해 격차가 더 벌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BIS비율 관리 등 대손충당금 적립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의 공시에 따르면 자산 규모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의 1분기 순이익 합계는 378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동분기 대비(1천711억원) 7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규모가 가장 큰 SBI저축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3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901억원) 대비 95.9% 감소했다.
다만 SBI저축은행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기업신용등급 ‘A’ 를 획득했다. 한신평은 이번 평가에서 업계 1위의 자본력과 시장지위 보유, 우수한 사업기반 및 수익성 확보, 양호한 손실 완충력, 양호한 유동성, SBI그룹의 유사시 지원가능성 등을 이유로 A의 등급을 부여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나신평, 한신평 등 국내 주요 기업신용평가 기관으로부터 2년 연속 기업신용등급 ‘A’를 획득했다"며 "저축은행 업계 독보적인 1위 저축은행의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금융기관이라는 것을 검증받았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순이익도 각각 20.3%, 70% 줄어 137억원, 81억원에 그쳤다.
반면 OK저축은행(376억원)의 경우 작년 1분기(267억원)와 비교해 순이익이 40.8% 증가했다.
이자비용의 경우 148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68% 급증했지만, 대출채권 매각과 배당금 등으로 순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아둔 것도 주효했다.
상위 5개 저축은행이 지출한 이자비용은 682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298억원)보다 106.85%가량 증가했으며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대손비용 또한 상승했다. 대손충당금은 약 2조5914억원으로 지난해 동분기 보다 소폭 증가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부실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과도한 자산 확대보단 경영건전성 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고금리 등의 여파로 이자율 상승과 더불어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떨어지자 연체율 또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개 저축은행의 1분기 평균 연체율은 4.77%로 작년 동기(2.37%) 대비 2.4%p 올랐다.
이 기간 OK저축은행은 3.07%에서 6.64%로 3.57%포인트, 페퍼저축은행은 2.42%에서 5.82%로 3.4%포인트로 올라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연체율 수준의 경우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BIS비율의 경우에도 금융당국의 권고 비율을 상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