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데이 2023 ②] 김기헌 삼성SDI 부사장, 배터리 R&D패러다임 전환 강조...“컴퓨터·수학·데이터 인텔리전스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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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데이 2023 ②] 김기헌 삼성SDI 부사장, 배터리 R&D패러다임 전환 강조...“컴퓨터·수학·데이터 인텔리전스 활용”
  • 박시하 기자
  • 승인 2023.05.21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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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배터리 연구개발은 마지막 단계에서 성능검증 가능
-수학, 과학, 데이터 인텔리전스 등으로 연구개발 전환 필요
김기헌 삼성SDI 부사장[사진=녹색경제신문]
김기헌 삼성SDI 부사장[사진=녹색경제신문]

최근 몇 년 사이 전기차 수요가 급증했다.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 전략으로 내연기관차 퇴출을 선언했고,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기차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꾼 운전자들은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지만, 다수의 운전자들이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전기차 화재와 배터리의 불안정성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전기차를 구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도 여러 고충을 털어놓고 있다. 국내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안정성, 성능, 가격 경쟁력이 모두 뛰어난 전기차를 적시에 시장에 내 놓는 게 쉬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한 배터리 제조사 관계자 역시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배터리를 개발하고, 안정적으로 양산을 하는 과정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발생하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김기헌 삼성SDI 부사장은 컨퍼런스에서 이러한 논란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배터리 연구개발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 부사장이 제시한 방법은 ‘컴퓨터, 수학, 그리고 데이터 인텔리전스를 통한 배터리 연구개발’이다.

김 부사장은 태양 전지(Solar Cell)·연료 전지(Fuel Cell)·이차 전지(Battery) 비교를 통해, 배터리 연구개발이 어려운 이유를 전했다. 그는 연료 전지와 이차 전지의 경우 서로 움직임(mobility)이 다른 전자와 이온이 동시에 움직여야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비선형적인 상황이 연출된다고 말했다.

다만, 연료 전지의 경우 수소가 분해돼서 물이되는 화학 반응 자체가 안정적으로 정립됐지만, 이차 전지의 경우 반응이 일어나는 동안에도 열역학적인 상태가 계속 변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불균일성(inhomogeneity)을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전통적인 배터리 연구개발은 최종 장치가 개발되는 수준(device level)까지 이루어져야 성능 검증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즉,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개발 마지막 단계에서야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 부사장은 배터리 연구개발 패러다임에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배터리의 복잡한 성질 때문에 살아있는 생물체와 비슷하다면서, 연구개발 방법론 자체가 생물학 등에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교하게 잘 짜여진 실험계획을 통해서 데이터를 얻고, 고급 통계 등을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종적으로 이론을 도출하는 방법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디지털 이노베이션을 강조하면서 ‘모델링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마지막 단계까지 연결지어 이해하고 확인해볼 수 있는 방법으로, 수학적으로 본다면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지만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기술을 확보하는 문제와 개발에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지만 배터리 연구 개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서는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을 설명하면서, 연구개발, 제조, 필드 매니지먼트의 경계가 점차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 고객의 니즈가 동시간으로 개발에 반영되고, 제조 공정에서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생산이 이루어지는 등 동기화 관점에서 산업이 경쟁력있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배터리는 생산을 해서 출하하는 시점의 제품 품질뿐만 아니라, 배터리의 10년, 20년 후의 성능 검증도 가능해야하는데 화학제품이다 보니 측정할 수 있는 게 많지는 않다”면서, “배터리가 어려운 물건이기 때문에 그동안 우리가 그에 가장 적합한 개발 방식을 적용해오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배터리의 본질을 벗어나고 거스르는 방식으로 개발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 단계로, 필요한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해서 적용하느냐가 중요해졌다”면서, “미래 배터리 개발에서 삼성SDI가 맨 앞에서 리드하고 이끌어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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