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집보다는 외부 혼술이 더 낫다"
"유통업체들은 혼술 위험성에 대해 경고해야"
혼술(혼자서 술 마시는 것)은 타인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낸다는 점에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개인 시간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이 늘어나면서 그 인기에 힘이 더해지는 중이다.
유통업계는 이런 흐름을 틈타 제각기 혼술을 위한 브랜드와 아이템들을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여러 전문가들은 혼술의 위험성을 제기하고 유통업계에도 안전한 혼술 문화를 이끌어 갈 것을 제시했다.
1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편의점 등 유통업계는 최근 혼술 ‘홀릭(중독)’ 상태에 빠졌다. 실제로 지난 2021년 7월 롯데멤버스가 주관한 조사에 따르면 집에서 혼술을 한다는 응답자가 83.6%로 1위를 차지했으며 2위인 식당(6.7%)보다 12배가 넘었다.
최근까지도 이어진 혼술의 인기에 GS25와 이마트24 등 편의점 업계들은 직소싱한 ‘해외 안주’와 ‘소금 숙성회’ 등 이자카야(선술집)를 방불케 하는 제품들을 출시했다.
뿐만 아니라 혼술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술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기존 ‘술’이라 함은 소주·맥주가 주를 이뤘으나 최근엔 양주나 와인 등 편의점에서도 쉽게 여러 종류의 술을 구할 수 있게 됐으며 특히 위스키의 경우 MZ세대 사이에서 혼술과 가장 어울리는 술로 꼽히며 유통업계에서는 위스키에 섞어 마시기 좋은 음료들도 덩달아 인기를 끌기도 했다.
식품업계도 혼술의 인기 상승에 가담했다. 간편식에 이어 간편 안주들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혼술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힌 것. 실제로 최근 더본코리아가 출시한 ‘마늘간장 순살족발’ 등은 혼술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나온 제품으로 ‘오징어’, ‘땅콩’ 등 밋밋했던 안주에서 벗어나 화려해지고 다양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처럼 유통업계에서 혼술족의 증가는 반가울 만한 일이지만, 건강 및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혼술’의 위험성에 대해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는 중이다.
‘혼술’은 일부분에서 기존의 ‘대면’ 술 문화보다 위험성이 더 크기 때문에 담배회사들이 ‘담배’가 해로운 것을 광고하듯이 유통 및 주류업체들도 ‘혼술’의 위험성을 소비자들에게 경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혼술이 ‘적정 음주량’을 지키기 어렵게 한다고 설명한다. 혼자 술을 마시게 되면 음주량을 제한하기 힘들뿐더러 습관성 만성 음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한 중독심리 전문가는 10일 <녹색경제신문>에 “알콜 의존 문제의 시작은 음주 자리보다도 음주하는 행위 자체가 습관으로 변할 때 시작된다”며 “혼술을 하는 경우에도 집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있는 외부에서 마시는 것이 낫다”고 제안했다.
이어 “기업들이 혼술을 유도하는 마케팅들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여러 신체적·정신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알리고 건전한 음주 문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