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위주 프랜차이즈업체들 "대기업보다 정부 눈치 덜 봐"
"비즈니스 프렌들리라는 현정부가 자율적 가격 두고 기업 압박"
식품업체들에겐 통했던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으름장'이 외식업계에는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최근 농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주요 외식프랜차이즈 업계 및 관련 협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물가안정 간담회를 갖고, 외식업체들의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21일 열린 간담회에서 농식품부는 밀가루와 커피 원두 등 외식업계의 주요 원자재들의 국제 시세가 하락세에 있어 원가 부담이 줄었다며 밥상물가 안정에 협력해 줄 것을 강하게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5일 외식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버거 프랜차이즈 빅4 중 하나인 버거킹이 '콰트로 맥시멈... 이하 생략' 신제품을 출시하며 단품 가격을 1만6500원, 프랜치프라이와 콜라가 포함된 라지세트를 1만9200원으로 책정했다.
버거킹은 해당 신제품에 대해 '쇠고기 패티 4장에 네 가지 치즈를 더한 압도적인 제품'이라고 설명했으나, 버거킹 대표 상품인 와퍼 단품 가격 7100원의 두 배를 뛰어넘어 치킨 한 마리에 육박하는 가격에 소비자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정부가 간담회를 열어 물가안정을 강조했음에도, 고가의 신메뉴를 내놓으며 사실상 우회적인 가격 인상을 한 것으로 보이는 버거킹에 대해 정부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도 관심사다.
한편 정부의 간담회 이후 가격 인상을 보류하거나 철회했던 식품업계와 달리 외식 프랜차이즈에겐 정부의 '압박'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기업과 시장이 자율로 결정하는 가격에 대해 정부가 계속 기업을 압박하는 것은 현 정부의 슬로건과 맞지 않다"는 볼멘소리도 일부 나오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25일 <녹색경제신문>에 "대부분 중견기업 이상인 식품업계와 중소기업이 주류인 외식업계는 정부 요청에 대한 온도 차가 클 수 밖에 없다"면서 "외식업계는 정부의 압력보다 가맹점들의 수익성 개선 요구가 더 큰 압박으로 다가오는 구조이며, 식품업체들에 비해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감내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다"고 두 업계의 차이를 설명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