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권 전액손상 처리
“글로벌 포트폴리오 재편 목적”
신한투자증권이 손자회사인 인도네시아 자산운용법인(PT Shinhan Asset Management Indonesia)을 매각한다. 지난해 영업권이 전액 손상 처리되는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가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지난 2018년 인니 증권법인을 통해 현지 자산운용사 아키펠라고자산운용 지분 75%를 인수했다. 나머지 25%는 에르디카 인베스타마가 보유하고 있다.
법인은 2020년 코로나19 이후 빠른 속도로 AUM(운용자산)을 확대했다. 당해 1월 6900만 루피아에 그치던 총자산은 12월 2.1조 루피아로 약 3배 뛰었다.
샤리아 펀드의 약진이 돋보였다. 이슬람 율법에 맞게 설계된 ‘신한 수쿠크 샤리아 I’ 운용자산은 8960억 루피아로 2020년 한 해 동안 330% 증가했다.
다만 2021년 6월 2.7조 루피아를 정점으로 AUM은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한 해 AUM은 약 4500억 루피아(-18.7%) 내렸다. 3월 기준 총자산은 1.9조 루피아(약 1700억원)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 자산운용시장(508조 루피아)은 글로벌 금리인상 여파에 지난해 전년 대비 12.3% 하락하는 데 그쳤다.
작년 전체 시장을 밑도는 실적 부진에 인니 법인의 영업권은 2021년 22억5800만원에서 2022년 0원으로 전액 손상 처리됐다. 현금창출단위의 회수가능액이 0원이라는 의미다.
이 여파로 모회사인 인니 증권법인은 지난해 영업수익이 전년 대비 7.6%(3억원)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 총포괄손익은 각각 -26억원, -2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인니 증권법인도 자산운용사와 시너지를 내기보다 김치본드 발행, 현지기업 IPO(기업금융) 주관 등 IB(기업금융) 부문에서 홀로 성과를 쌓고 있다.
리테일 부문에서 시너지 기대가 가능한 그룹사인 신한인도네시아은행도 작년 320억원 영업권 손상차손을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회사의 총포괄손익은 전년 대비 97% 하락한 7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배경에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2월 이사회를 열고 인니 자산운용법인 매각을 결의했다. 향후 2대 주주인 에르디카 인베스타마의 일정에 맞춰 매각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글로벌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 위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사회에서 결의됐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매각 일정이나 대상 등에 대해선 뚜렷하게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