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손상각채권 450억원 늘어나
6.8조 자본 대비 위험부담 적은 편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무풍지대는 없는 걸까. NH투자증권의 연체 1개월 이상 요주의이하 자산이 지난 4분기 동안 30% 증가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요주의 자산이 두 배 넘게 늘어난 탓이다.
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28%로 10대 증권사 중 가장 낮다. 자본 3조원 이상 대형사 평균치(53.8%)를 절반 밑도는 규모이나 보유 브릿지론, 해외 부동산자산에 대한 건전성 우려가 나온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주요 대형사 등과 비교하면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가 낮은 편에 속한다"며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NCR도 1852%로 기준치를 큰폭으로 상회하는 만큼 재무건전성은 매우 양호하다"고 말했다.
회사는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지난 4분기 부동산PF 관련 양적 부담을 낮췄으나 질적 위험은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말 채무보증 잔액은 1조966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8.4%(7823억원) 감소했다. 이를 따라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도 3분기 40.4%에서 4분기 28.7%로 큰 폭 내렸다
다만 연체 1~3개월 사이 요주의 자산은 지난 4분기 217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1%(1195억원) 증가했다. 증가분 중 95%(1125억원)가 채무보증 부문에서 발생했다.
4분기 부실자산 규모는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양적부담이 크다. 같은 기간 부실자산에 해당하는 고정이하자산은 25% 감소한 136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58개 중권사 중 7번째로 큰 규모다.
4분기 추정손실채권이 45%(448억원) 줄어들었으나 대손상각채권 잔액은 460억원 늘어났다. 자금회수가 아닌 손실을 떠안는 방식으로 부채를 처분했다는 의미다.
회사의 부동산 익스포저는 타사 대비 낮으나 질적 구조에서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저(한국신용평가 추정)는 3분기 기준 21.9%로 10대 증권사 중 미래에셋, 신한투자증권 다음으로 낮다.
다만 브릿지론이 전체 익스포저 중 약 20%를 차지한다. 3분기 기준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5.7%다. 미래에셋(3.7%), KB증권(4.5%), 대신증권(5.2%) 다음 4번째로 낮다. 자금회수가 국내보다 까다로운 해외자산 비중은 약 45%를 차지한다.
NICE신용평가 이강욱 실장은 ”우발부채 규모는 2018년말 정점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부동산 경기 하강에 따른 PF 우발부채 현실화 가능성과 해외대체투자 등 확대된 고위험 익스포저는 향후 자산건전성 및 자본적정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초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이 6.8조원으로 불어나면서 완충능력은 넉넉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본적정성이나 유동성 지표도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의 대표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작년 말 1852.2%로 전분기 대비 약 150%p 하락했으나 여전히 당국규제치 100%를 큰 폭 웃돈다.
만기 3개월 이내 유동성자산을 부채로 나눈 유동성 비율도 137.2%로 전분기 대비 20%p 넘게 증가했다. 우발부채를 고려한 조정 유동성 비율은 120.8%로 규제치 100%를 넘는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요주의자산이 늘어난 건 업계 공통사항”이라며 “건전성이 저하되고 있으나 회사의 자본력 대비 전혀 문제가 되는 부분이 아니다. 재무건전성 지표나 유동성 모두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