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23년 1분기 M&A 인수금융 주관 실적 1위
인수금융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통해 비이자수익 강화
올초 미국의 금리 인상과 더불어 부동산PF발 유동성 위기가 고조되면서 조달금리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시장을 주도해 오던 증권사들의 실적이 다소 침체하고 있다. 반면 자금 조달 사정이 증권사에 비해 안정적인 시중은행들이 인수금융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1분기 인수금융시장 리그테이블 상위 5개사를 보면 KB국민은행·삼성증권·하나은행·우리은행·산업은행이 차지했다. 증권사와 은행이 시장을 양분하던 지난해와 다르게 삼성증권을 제외하면 시중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국민은행의 경우 최근 총 1조 900억원의 미국 실리콘 제조 업체 모멘티브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주선을 성공하며 1분기 주간 실적 1위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모멘티브의 최초 인수금융을 주선했던 금융기관으로서 전략적투자자인 KCC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대표주선을 담당했으며 한국수출입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 등의 리파이낸싱 참여를 이끌어 냈다.
특히 본 리파이낸싱은 미국 소재 모멘티브사를 차주로 실행한 인수금융으로, KB국민은행은 투자금융부와 뉴욕IB Unit 간의 협업을 통해 수출입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우리은행의 해외 현지 지점과 대주단 구성을 완료했다.
강순배 KB국민은행 CIB고객그룹 대표는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도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크로스보더딜에 대한 리파이낸싱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며, "앞으로도 인수금융 시장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KB국민은행의 CIB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올초 가장 큰 규모의 M&A였던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터리얼즈 M&A과정 인수금융 주선에서도 주요 시중은행과 산업은행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시장을 주도해오던 증권사들의 경우 고금리여파로 인한 자금 조달 문제와 자금운용한도 등 지난해 4분기부터 공격적인 영업이 어려운 상태"라며 "부동산PF 부실로 인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한편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지주에 대해 "KB금융의 장점인 높은 자본 적정성 비율과 견조한 이익 안정성이 부각되는 시기"라며 "조달 환경이 악화한 현재 자본 적정성 우위 금융지주는 지속 가능성, 주주환원 확대 여력 측면에서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KB금융은 상대적으로 자산 리프라이싱 주기가 길어 NIM(순이자마진) 하락기에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순이자이익 유지가 가능하다"며 "다각화된 비은행 포트폴리오는 금리 하락 환경에서 순이자이익 감소를 상당 부분 상쇄하면서 견조한 이익 수준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