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P, "주당 1만원 지급, 1조2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요구"
KT&G, "회사의 성장 위해 수용하기 어려워"
KT&G 이사회가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최근 행동주의 펀드와 의견 마찰을 빚고 있다. 이사회는 안다자산운용과 플래시라이트캐피탈(FCP) 등이 KT&G에 요구한 배당금액은 "해외 공장 신설 등 향후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수준"이라며 해당 안건을 거절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배당금 인상안은 오는 28일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내용과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1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안다자산운용과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는 각각 주당 7867원, 주당 1만원을 배당금으로 제공할 것을 KT&G 주주총회의 안건으로 상정했다.
현재 KT&G의 1주당 배당금은 5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3년(3200원)에 비해 10년간 약 56% 증가한 수준이다.
안다자산운용과 FCP 측은 KT&G가 현금 배당 인상과 자사주 취득을 위한 충분한 재정상태라는 주장이다. 특히 FCP는 KT&G의 잉여현금이 6조원을 육박한다며 현금 배당 1만원과 1조2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선 총 2조4000억원의 투자금액이 필요한 실정인데 이는 지난해 KT&G의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2678억원과 순이익 1조8억원을 모두 초과하는 금액이다.
KT&G는 행동주의 펀드 측에 "과도한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은 회사 투자 및 자금조달 계획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기업의 미래 성장을 저해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거절 의사를 밝혔다.
특히 KT&G는 빠르게 성장 중인 전자담배 사업을 위해 해외 공장 신설과 국내 설비 증설 등 5년간 3조9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주주환원정책이 신설 공장 설립 등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이사회의 입장이다.
김명철 KT&G 이사회 의장은 15일 "제안 주주 측의 요구는 현 주주환원 규모의 약 3배에 달한다“며 ”회사의 성장 투자 계획과 자금 조달 계획 등을 고려할 때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사회의 결론"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는 행동주의 펀드가 요구한 배당금 관련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며 이밖에 FCP 측이 요구한 1조20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도 상정된다.
이밖에 사외이사와 관련한 안건도 논의될 예정이다. 정원 6명을 유지하는 KT&G 이사회의 안건과 8명으로 증원하는 안다자산운용의 안건에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개별 사외이사, 감사위원 선임에 대해서는 KT&G 이사회와 안다자산운용, FCP 측이 3자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현재 증권가 및 업계에서는 KT&G 이사회 측의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면서도, 주총이 다가올 수록 행동주의 펀드들의 세력 확대 가능성도 배제하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