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협조하지 않겠다"며 보이콧 가능성 시사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둘러싸고 사측과 노측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사측이 부산 이전 추진 관련 컨설팅 용업 사업자로 삼일PwC를 선정했다고 알리자 노조는 컨설팅 보이콧을 시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은의 부산 이전으로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취지 자체는 좋으나, 사전타당성 조사, 사회적 협의가 하나도 안 이뤄진 상황에서 사측의 막무가내 행보는 노조 반발을 더욱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산은의 부산 이전 관련 컨설팅 입찰공고에 5개 사가 도전장을 내밀었고, 결과는 삼일PwC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산은 이전준비단은 "향후 5월 말까지 진행 예정인 이번 컨설팅을 통해 정책금융 역량 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산은 노조 측은 "본점 이전을 전제로 추진하는 컨설팅으로 협조하지 않겠다"며 컨설팅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 노조원은 "사측과 금융당국이 사회적·경제적 타당성 검토 없이 산은의 부산 이전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면서 "모든 역량과 친분, 네트워크를 활용해 컨설팅 비협조 운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 노조는 오는 10일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산은의 부산 이전을 저지하기 위한 '윤석열 정부 규탄 결의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일각에서는 10억원 규모의 컨설팅 예산이 공중분해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러 금융 기관과의 이해관계와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로 이전한다면 지역균형 발전에 도움은 커녕 국가 전체에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은의 부산 이전을 둘러싸고 노조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산은이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부산으로 인력을 내려보내며 사실상 부산 이전이 시작됐다는 평이다.
산은은 금융위원회와 함께 올해 1분기 중 이전 공공기관 지정안을 제출하고 상반기 중 최종 고시해 이전 계획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