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이 후보자의 경우 자본시장 비전문가, 직원 지휘 경험 전무"
NH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사임,이해상충 논란 의식한 듯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의 차기 사장 후보자가 세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되는 이순호 금융연구원(은행보험연구2실장)에 대해 노조가 무자격 낙하산이라며 내정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이 연구원은 논란이 지속되던 NH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자리에서도 사임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예탁결제원의 경우 관료 출신 인사가 사장을 맡아왔다"며 "고위 관료출신이 아닌 팀장급 인사는 의외"라고 말했다.
2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이 후보자의 자격을 두고 안팎에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 실장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캠프에서 경제 분야 참모로 활동해 후보자 선정부터 관치금융 논란에 휩싸였다. 또 한 이 실장은 노조로부터 실무 경험이 전혀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노조는 이순호 연구위원에 대해 "자본시장 근무 경험이 없으며 예산·인사·전략기획 등 행정 경험도 전무하다"며 "조직의 지휘·감독 경험이 전혀 없는 팀장급 연구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법 연구전문가로, 자본시장 인프라 기관인 예탁결제원 업무와 관련이 없고 지휘 감독 등 행정 경험도 전혀 없어 1천여 명의 직원을 지휘 통솔하는 수장으로는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또 한 이 실장은 NH농협금융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위원으로도 활동해 이해상충 문제에도 휩싸였다.
NH농협금융의 자회사인 NH투자증권이 예탁원을 상대로 구상권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NH농협금융 이사회는 이해상충 행위를 감독하기 위해 대주주 및 자회사 등과의 거래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지속되자 이 실장은 지난 17일 사외이사를 조기 사임했다.
제해문 예탁결제원 노조위원장은 이 실장의 사외이사 사임에 대해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사장 면접을 앞둔 가운데 이해상충 문제에서 자유롭게 가기 위해 사표를 낸 것이 아닌가 예상된다"며 "해당 논란이 해소된다고 해도 은행 전문가인 이 실장은 자본시장 비전문가이며 CEO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예탁원 임추위는 이 실장을 비롯해 박철영 예탁원 전무, 도병원 전 흥국자산운용 대표 등을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 임추위는 사장 후보자들의 면접 심사를 거쳐 오는 28일 임시주주총회에 최종 후보를 추천한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