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대표, 후보 권리 주장 안 해...재차 공개경쟁 의사 밝혀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의 CEO 연임이 예상과 달리 다소 험난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KT 이사회가 지난해 말 이미 결론 내렸던 구 대표의 단독 대표이사직 후보건을 철회하고, 공개경쟁 방식으로 CEO 선임 절차를 재추진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소유분산기업(지배구조가 없는 기업의 CEO 연임 결정 방식) 구조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이른바 ‘깜깜이 후보’ 논란을 완전히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9일 KT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KT 이사회가 수차례 논의 끝에 공개 경쟁 방식의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재추진하기로 했다”라며,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공정성과 투명성, 객관성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구현모 대표 역시 차기 대표이사 후보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 재차 공개 경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라고 설명했다.
KT에 따르면 이날 오전 그룹 이사회는 회의를 열고 공개경쟁 방식의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를 재추진하는 결정을 의결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KT 지배구조위원회는 공개 모집을 통해 사외 후보자군을 구성할 예정이며, 이달 10일부터 20일까지 서류 접수를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KT 사내이사진은 대표이사 선임 절차의 공정성 제고를 위해 지배구조위원회,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 이사회 등 대표이사 후보 심사 과정에 일절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사외 지원자 및 사내 후보자 명단, 인선자문단 구성, 위원회·이사회 회의 결과 등을 포함해 대표이사 후보 심사 절차와 단계별 심사결과 등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KT 이사회는 “현재까지의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도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운영했지만, 이번 이사회의 결정으로 공개경쟁 방식을 적용하고, 사외이사 중심의 심사와 심사결과 공개 등 투명성·공정성·객관성을 보다 강화하기로 했다”라며, “KT 대표이사 후보 선임 과정을 정기 주주총회 소집 공고 전까지 마무리하겠다”라고 전했다.
앞서 구현모 대표는 당초 진행된 이사회에서 대표이사후보 심사위원회로부터 연임이 적격하다는 심사결과를 받았지만,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소유분산기업 CEO 연임 결정 방식과 관련해 투명성 결여에 대한 우려를 지적함에 따라 이사회에 추가 심사를 요청한 바 있다.
구 대표의 요청에 따라 이사회는 복수 후보를 심사를 진행했으며, 그로부터 보름 후 다시 한 번 구 대표를 차기 CEO직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내년 3월 KT 정기 주주총회에서 CEO 연임 최종 승인 절차만 남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KT의 대표이사 결정 절차가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국민연금은 공개적으로 구 대표 연임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윤석열 대통령이 나서 소유분산 지배구조에서는 주요 기관 투자자가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잘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KT는 국내외 주주 등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해 지배구조 개선방안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 개선방안이 확정되면 정관 및 관련 규정에 명문화함으로써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