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ESG 트렌드] 2023년, ‚그린워싱’ 넘어 ‚그린허싱’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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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ESG 트렌드] 2023년, ‚그린워싱’ 넘어 ‚그린허싱’을 아시나요?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3.02.0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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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한 ESG 수칙과 비판이 무서운 기업들, 대외홍보 대신 함묵 선택 추세↑
- ESG 경영의 장기적 이익 설득시키는 게 관건
Photo: Singkham=Pexels
Photo: Singkham=Pexels

▲ ‚그린워싱‘ vs. ‚그린허싱‘

‚그린워싱(greenwashing)‘이란 기업이 실제로 친환경 경영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녹색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거짓으로 대외에 홍보하는 위장((僞裝) 친환경 경영을 뜻한다.

기업마다 그린워싱을 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가령, 플라스틱 쓰레기 없애기 동맹(AEPW)에 가입한 65개 국제 기업들은 플라스틱 재활용률 10% 목표치 달성을 선언했지만 실제 실천을 하지 않을 것으로 평가됐는데, 이같은 집단적 그린워싱 행위는 ‚그린크라우딩(greencrowding)‘이라 불린다. 그런가 하면, 주로 자동차 업계에서 하는 것처럼 일부 저탄소 배출 전기차 모델을 집중적으로 광고하고 기업 전체가 환경 보호에 이바지하는 듯 과장해 홍보하는 경우는 ‚그린라이팅(greenlighting)'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과대 배출이 기업 활동보다는 소비자의 잘못 때문이라고 ‚떠넘기는‘ 방법도 있다. 흔히 석유 에너지 기업들이 사용하는 이른바 ‚그린쉬프팅(greenshifting)‘으로 불리는 친환경 홍보 기법이다. 그런가하면, 세제나 화장품 등 화학제품 기업들이 겉모양만 친환경 제품인 양 상표화하는 ‚그린레이블링(greenlabelling)‘과 일부 식음료 가공업체들이 하듯 수시로 기업 ESG 경영 목표 수치를 상황에 따라 상하로 변경∙조정해가면서 목표를 달성한 것처럼 홍보하는 ‚그린린싱(greenrincing)‘ 기법도 있다.

▲ 그린허싱 — ESG 경영 안 할 거면 아예 말을 말자?

2023년 새해에 접어들어 기업의 친환경 경영에 관심 높은 일반 소비자와 감시 단체들은 이제 그리워싱을 넘어 ‚그린허싱(greenhushing)’의 등장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고 유로뉴스와 CNBC 등 해외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다.

올 초인 1월 16~20일 스위스 다보스서 닷새 동안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이하 WEF) 행사에 참가한 기업 CEO들은 ESG 경영의 애로를 호소하며 그린허싱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유행시켰다고 미 경제주간지 ‚포춘’의 최근 2월 1일 자 칼럼은 지적했다.

WEF와 탄소제로 정책 단체의 공동 지원으로 글로벌 기업 1,200곳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응답한 기업 리더의 3분의 1은 ESG 경영 관련 홍보를 아예 안 할 방침이라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South Pole, 2022년 넷제로 보고서).

또, 기업 최고경영자들 중 95%는 ESG 경영의 당위성을 인정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우수 비즈니스 관행임을 익히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중 84%는 중단기적 영업 목표를 위해서는 부득이 환경보다 이윤이 우선된 경영 결정을 내리겠다고 응답했다. 친환경・지속가능성과 상업적 이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 목표 속 사이서 갈등하는 기업인들의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자료: Software AG Research, 2023.1.19.).

최근 직물/어패럴 부문 비즈니스 정보 기관인 텍스타일 인텔리전스(Textile Intelligence Ltd.)가 발표한 연구보고서는 특히 직물 및 어패럴 제조업계 — 공급망 포함 글로벌 이산화탄소 및 온실가스 배출 등 글로벌 공해 원인 3위 — 에서 그린허싱 관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하고 소비자와 투자자들의 감시가 요구된다고 경고했다(자료: ‚„Fast Track: „Greenhusing“ - 일부 어패럴 브랜드가 지속 가능 경영 자격을 축소 보고 하거나 숨기는 이유,‘ 2023년 1월 27일 출간).

이처럼 ‚그린허싱’이란 기업의 ESG 녹색 경영 자격 및 진위 여부를 의도적으로 ‚쉬쉬(hush)‘하는 경영 결정을 뜻하는 새 개념이다.

환경 지침 목표치 달성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비정부 단체(NGO)들의 지적, 엄격한 감시, 단체 및 소비자들의 압력과 요구 충족에 미달할 것을 우려해 지레 녹색 경영 수행 상황 및 자격 요건을 축소 보고하거나 아예 함묵하는 ESG 경영 방침을 택할 것이란 예상이다.

최근 언론에서 지적된 다국적 에너지 회사인 셸(Shell)이나 아일랜드 본사의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Ryanair)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그린워싱 경영이 가장 빈번히 벌어지는 부문은 화석연료 에너지 업계항공업계다.

예컨대, 홍콩 소재 국제 비영리 친환경 단체인 어스닷오르그(earth.org)는 2022년 7월 그린워싱 경영 기업 톱10을 선정하고,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실제 보다 과장해 친환경・지속가능 경영 홍보로 대중과 투자자들을 오도한다고 고발했다. 어스닷오르그 선정 톱10 그린워싱 기업들로는 1. 폴크스바겐 2. BP 영국국영 정유기업 3. 엑손모빌 4. 네슬레 5 코카콜라 6. 스타벅스 7. 이케아 8. 플라스틱 물병 제조업체 다수 9. JP 모건, 시티,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대형 은행들 10. H&M, 자라 등 글로벌 패스트패션 기업들이 꼽혔다(자료: earth.org).

▲ 찬 ESG vs. 반 ESG 세력 간 갈등의 정치화 계속될 듯

지리적으로 그린허싱이 가장 빈발하는 시장은 미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미국은 현 민주당 바이든 정부가 내세우는 친환경 및 ESG 우선적 정책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반(反) ESG 여론이 늘 팽팽히 맞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ESG 경영에 대한 일반 국민적 관심도가 낮다.

규제 당국, 환경단체, 소비자의 감시와 비판을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써 미국 내 기업들이 친환경 정책 및 녹색 경영 관련 저자세를 유지한 채 대외 홍보를 자제하기로 결정할 것이란 추측도 많다. 특히 공화당 정권이 집권 중인 미국의 텍사스 주나 플로리다 주의 안티(anti, 反) ESG 운동 세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연방 정부 차원에서 정치적 갈등으로 번지고 있dj 투자계와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관망이 요구된다.

지난 2021년 12월 1일 부로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 주로 테슬라 전기차 생산라인을 공식 이전한 일런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ESG는 사기'라고 트위터에서 주장한 바 있다. Image: captured from Twitter
지난 2021년 12월 1일 부로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 주로 테슬라 전기차 생산라인을 공식 이전한 일런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ESG는 사기'라고 트위터에서 주장해 미국 내 ESG 경영 찬반 논란을 불지폈다. Image: captured from Twitter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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