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 기조, 치열한 여수신 경쟁으로 카카오뱅크 4분기 성장세 다소 둔화
-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수요 증가 기대 확산
- 고도화된 신용평가 모형 개발로 우량한 중저신용 확보, 리스크 관리 나서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금리인상에 따른 취약차주 부실 가능성, 여수신 불균형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1위 자리를 지키며 성장세를 이어갈지 주목되고 있다.
1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해보면 카카오뱅크는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로 여신 성장을 이끌어내며 출범 이후 꾸준히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지난해 4분기 대출 성장률이 큰 폭으로 둔화됐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전세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금리 상승으로 신용대출은 역성장하면서 카카오뱅크의 대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됐다”며 “시장 상황이 너무 어렵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의 파킹통장 금리 인상 경쟁에 이어 저축은행도 파킹통장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는 등 단기 자금 유치 경쟁이 과열되는 모습도 보였다.
고금리 기조와 치열한 여수신 경쟁 속에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4분기 다소 부진한 성장을 거둔 것은 사실이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수신 잔액은 33조558억원으로 그 해 직전 분기인 9월 말(34조5560억원) 대비 약 1조5000억원 줄었다. 또 지난해 4분기 동안 카카오뱅크의 대출잔액은 약 4257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으로 보면 출범 후 두 번째로 적게 증가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을 상회하는 순이자마진(NIM)을 유지하고 있고, 최근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도 보여 최근 한풀 꺾인 카카오뱅크에 대한 기대 심리가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실제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한 이후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대출성장률 회복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판매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중 카카오뱅크의 하단 금리가 4%대 초반으로 가장 낮고, 상당 고객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7~8%에 머물렀던 대출성장률이 2023년에는 15%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낮은 담보자산 비중 확대로 건전성 관리"
자체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와 체계적인 대출전략을 통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따른 연체율 및 부실률을 중점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도 카카오뱅크의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우선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전월세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취급 확대를 통해 손실 가능성이 낮은 담보자산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지속적인 신용정책 개선을 통해 중저신용대출 건전성을 계속적으로 제고할 계획이다.
지난달 개인사업자 대출을 시작했다. 카카오뱅크는 전체 여신 잔액 가운데 50% 이상을 기업대출로 채우겠다고 출사표를 던지는 등 공격적으로 기업대출 확대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작년 9월 업계 최초로 롯데멤버스, 교보문고 등 11개 기관, 3700만 건의 가명 결합 데이터를 활용해 독자적인 대안신용평가모형인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개발했다. 향후 이를 통해 우량한 중저신용 고객을 늘리며 리스크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저신용자 대출 확대 영향으로 연체율·고정이하여신이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등 건전성 관리 전략을 통해 연체율이 시장 수준으로 잘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앞으로 3~4년 내로 전월세보증금·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을 전체 여신의 70% 이상 취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