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중 위탁매매 의존도 높아져
경쟁사 대비 수익 선방했다는 평가도
오는 3월 임기만료를 앞둔 키움증권 황현순 대표이사 사장의 거취를 두고 업계 관심이 모인다. 지난 한 해 실적 선방에 성공했으나 IB(기업금융) 부문 수익부진, 금융당국 제재 등의 변수로 연임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황 대표는 임기 중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에 치우친 수익 구조를 개편하지 못했다. 작년 3분기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은 전체 중 87.6%로 전년 동기 대비 17.4%p 증가했다.
같은 기간 IB 부문 실적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IB 부문 영업순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1억원(17.6%) 하락한 1419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은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3.2%로 쪼그라들었다.
동기간 키움증권을 제외한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 IB 영업순수익은 이와 반대로 1489억원(4.5%) 증가했다.
지난 한 해 당국으로부터 받은 제재도 연임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주의를 비롯한 총 3차례 제재를 받았다.
지난 4월 증권신고서 제출의무 위반으로 과징금 7730만원을 냈다. 8월에는 최대 수조원까지 외환거래이익을 과대 계상한 회계처리 오류로 직원 5명에 대한 견책과 함께 기관주의 처분을 받았다.
또 같은 달 의결권이 있는 주식총수의 20% 이상을 취득했으나 금감원에 출자승인을 신청하지 않고 의결권을 행사한 사유로 과태료 1600만원을 물었다.
연임에 대한 긍정적 요인도 존재한다. 황 대표는 수익 다각화 측면에서 취임 이후 뮤직카우, 테사, 펀블 등 조각투자 스타트업과 잇단 MOU(업무협약)을 맺었다. 향후 자사 플랫폼을 통해 대체투자상품을 제공하기 위한 발판이다.
비록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진 못했지만 금융당국이 이달 중 STO(증권형토큰) 관련 가이드라인을 공개한다고 밝힌 만큼 연내 사업추진 과정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 한 해 금리인상 등으로 업계 전반이 휘청인 가운데 실적선방을 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키움증권의 영업이익(별도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36% 내려간 4771억원으로 같은 기간 자기자본 3조원 이상 경쟁사 대비 하락폭(-45%)이 낮은 편이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위험투자에 소극적이었던 만큼 리스크 부담도 낮은 편이다. 3분기 키움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44%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사 평균치(61.2%)를 밑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작년 한 해 안정적인 성과를 낸 만큼 한 번 더 신임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신사업 진출 등 사업구조) 변화를 이끌어내기 까진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지난 3분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검증된 비즈니스모델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신규비즈니스모델 발굴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