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공시이율 인상부터 MZ맞춤형 상품 출시
금리인상기에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MZ세대 사이에서 저축성보험이 이전과 같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체재 성격이 강한 은행 예적금 대비 금리경쟁력이 낮은 영향이 크다. 이에 보험사들은 공시이율을 높일 뿐 아니라 보험료를 낮춘 미니 보험을 내놓는 등 MZ세대 잡기에 힘을 주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상반기 생명보험사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28.2%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변액(-24.6%), 연금(-1.9%), 보장성(2.7%) 등과 비교해 전체 상품군 중 낙폭이 가장 크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생보사를 통해 이뤄진 신계약은 3631만572건에서 3398만7968건으로 6.39% 감소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젊은 층의 신계약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보험사의 미래 가망고객인 연령층(10~29세)에서만 전체 신계약 감소 중 약 40%에 가까운 감소세가 발생했다.
이러한 감소세는 장기적인 저축보다 단기 재산증식을 위한 직접투자를 선호하는 M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연구소가 지난 10~11월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MZ세대는 보험(44.3%)보다 주식(63.5%) 투자 경험이 약 5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예적금 대비 금리경쟁력이 낮은 이유도 포함된다. 11월 기준 5대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적금 금리는 5.2%(우리 WON플러스 예금)를 돌파했다. 반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대형 생보사 저축보험 공시이율은 2%대에 그친다.
보험연구원 김세종 연구위원은 “저축보험은 방카슈랑스 판매비중이 95%를 상회할 정도로 방카 채널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은행에서 판매하는 정기예금 상품과 대체 관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에는 공시기준이율과 저축성예금 금리 차이가 축소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저축성보험은 금리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배경에 보험사들은 공시이율을 인상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12월 교보생명의 공시이율은 대형사 중 처음으로 3%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동양생명과 삼성생명은 공시이율을 각각 28bp, 14bp 인상했다.
저연령층의 신규 가입 및 유지를 위해 업계는 MZ세대 취향에 맞는 보험 상품 라인업을 다각화 하고있다. 만기와 보험료를 줄인 미니 보험이 대표적인 예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4월 ‘삼성 1년 모아봄 저축보험’을 출시했다. 3% 확정 이율을 적용한 만기 1년 상품이다. 최소 1만원부터 10만원까지 월 보험료 선택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며 중도 해지 따른 원금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흥국생명은 건강보험 1종과 어린이보험 3종 등 4종류의 온라인 미니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미니 보험은 특정 질환만을 단기간에 보장하는 상품이며 월 1만원 수준의 합리적인 보험료로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MZ세대를 겨냥한 고객 취향 맞춤형 신상품도 나왔다. 한화생명은 고객 취향 구독보험 신상품을 새로 선보였다. 헬스케어, 주류 등의 기업체와 협업해 멀티팩 영양제 구독보험(무), 퍼플독 와인 구독보험 등이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향후 MZ세대 고객 유입을 위해) 생명보험사 주 상품은 종신이었으나 건강보험이나 미니 보험과 같은 접근성이 좋은 상품군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젊은 층이 관심 있는 헬스케어, 메디케어 등의 다양한 업체와 협업해 사회트렌드를 강화한 상품들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