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차량, 대차료 인정기준 명확화...감가상각 부품에도 포함
- 보험금 누수방지를 통한 자동차 보험료 부담 완화
앞으로는 가벼운 교통사고에도 과도한 보험금을 요구하는 일명 '나이롱환자'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부터 자동차 사고 경상환자에 대한 치료비가 의무보험에서 보장하는 수준을 초과한 경우 본인 과실에 비례해 초과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29일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개정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내년 1월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의 주요 적자 원인으로 경상환자의 과잉진료 등의 객관적인 보험금 지급기준 미비를 꼽고 있다"며 "보험금 누수를 막아야만 보험계약자의 보험료 부담도 줄일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제도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국내 자동차보험 가입차량은 약 2400만대로 연간 자동차보험료는 20조3000억원 수준에 달했다. 이처럼 자동차보험은 운전자라면 반드시 가입해야하는 의무보험으로 국민들의 생활필수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일부 의료기관이 경상환자에 대한 과잉진료, 과도한 상급병실 운영 등으로 손해율을 악화시키면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개정된 약관은 경상환자 등에 대한 보상기준을 합리화하고 친환경차량 보급 확대에 발맞춰 보상기준도 현실화한 것이 골자다.
먼저 경상환자의 '대인배상Ⅱ' 치료비 중 본인 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은 본인보험이나 자비로 처리해야 한다. 현재는 과실 정도와 무관하게 상대방 보험사에서 치료비를 전액 지급하고 있어 과실과 책임의 불일치로 인해 과잉진료를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금까지는 사고발생시 진단서 등 입증자료 제출없이도 기간 제한 없이 치료하고 보험금 청구가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4주가 넘는 경상환자의 경우 진단서에 기재된 진료기간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바뀐다.
상급병실 입원료 지급기준도 개선된다. 교통사고 환자가 '병실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상급병실에 입원한 경우 의원급을 제외하고 병원급 이상에 대해서만 상급병실료를 인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일부 의원급에서 입원실을 상급병실만 설치하고 고가의 상급병실료를 청구하는 등 기존 약관을 악용하는 행태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친환경차량 대차료 인정기준도 확실하게 정했다. 현행 표준약관상 대차료 지급기준은 내연기관 차량 중심으로 설계돼 배기량과 연식만 고려하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친환경차량에 대해 동급의 판단기준에 '차량크기'를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대물배상 보상시 감가상각이 적용되는 중요한 부품에 전기차 등 친환경차량의 모터 및 구동용 배터리도 추가했다.
이밖에 경미손상시 품질인증부품을 활용한 교환수리, 대물배상에서 견인비용을 보상하도록 하는 등 그동안 불명확했던 기준들도 개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경상환자 등에 대한 보상체계 합리화 등의 제도개선을 통해 과잉진료 감소와 이에 따른 국민 보험료 부담 완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