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조직문화 정착 기여...빠른 의사결정, 소통 경영 강조
-2030 탄소중립, 2050 RE100 추진...가전 탄소배출 감축 ‘진심’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 조직 등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편집자 주(註)>
내년에도 LG전자를 이끌게 된 조주완 대표이사 사장의 작심이 확고하다.
‘고객 경험 혁신’과 ‘지속 가능한 동행’을 이루겠다는 포부 아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함으로써 세계 가전 1위에 이어 글로벌 최대 ‘가전 ESG’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의 이번 조직개편 키워드는 ‘속도감’이다. 좀 더 젊어진 임원진과 사업부 중심의 책임 있는 의사결정 체계를 통해 전사 차원의 미래 준비를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조 사장이 그리는 ‘가전 ESG’ 비전이 내년 LG전자의 미래 성장에, 그리고 세계 가전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주완 사장은 “ESG 중장기 전략과제인 ‘Better Life Plan 2030’을 토대로 내부 구성원들에게 ESG 경영을 위한 실천 가이드와 목표를 제시해 ESG 경영을 더욱 고도화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성과를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더욱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당사는 고객, 임직원, 협력회사, 투자자,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 여러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모두의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35년차 LG맨, 해외에서 쌓은 경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1987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한 조주완 사장은 올해로 35년차 ‘LG맨’이다. 재직기간의 절반 이상을 해외지사에서 보내면서, 거기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들이 지금 조 사장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사장의 첫 해외 근무는 1996년 독일 뒤셀도르프 지사에서 시작된다. 이후 DA사업본부 해외사업전략 그룹장(부장)과 에어컨마케팅 북미그룹장을 지내고 2006년에는 상무로 승진하며 캐나다법인장을, 2010년에는 호주법인장 등 세계 지사 곳곳을 다니며 해외 시장 트렌드를 몸소 익혔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14년에는 전무로 승진하며 미국법인장으로 부임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조 사장이 미국법인장으로 있는 3년 동안 현지 시장 매출은 이전보다 12% 이상 급증했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와 거래처의 확대가 이를 견인했다. 이와 함께 조 사장은 당시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선제 대응해 미국 테네시주에 3억 60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능형 자율공장을 건립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조 사장은 2018년 부사장에 오르며 북미지역대표와 미국법인장을 겸임했다. 그리고 2020년 영예롭게 한국으로 복귀해 LG그룹의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았다. CSO 당시 LG전자의 전장사업 비전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LG마그나) 설립을 견인한 일등공신으로 지목된다.
◇ ‘젊은’ 조직문화, 소통 경영 정착 기여...이번 조직개편 ‘속도감’ 강조
지난해 사장 승진과 함께 LG전자 CEO로 부임하게 된 조주완 사장은 가장 먼저 젊은 조직문화와 소통 경영을 강조했다.
특히 LG그룹 CSO 부임 이후 사내벤처, 사내회사(CIC), 사내 크라우드 소싱 등 기존에 없던 프로세스를 새로 도입하며 신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했다.
내년 LG전자 CEO직 유임을 확정지으며 단행한 조직개편도 미래준비를 위한 속도감 있는 의사 결정체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각 사업본부별로 미래 역량과 시너지 창출을 고려해 운영 방식에 변화를 줬다.
먼저, H&A(생활가전)에서는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와 ‘키친어플라이언스사업부’를 각각 ‘리빙솔루션사업부’와 ‘키친솔루션사업부’로 변경했다. 최근 가전 트렌드인 ‘연결성’에 주안점을 두고, 개별 제품의 관점을 넘어 고객이 경험하는 종합적 가치와 콘텐츠·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HE(TV)사업본부는 HE연구소 산하에 ‘인도네시아개발담당’을 신설해, 해외 연구개발과 거점 생산기지간 효율 및 시너지를 강화하는 한편, VS(전장)사업본부는 전장부품 통합 오퍼레이션 관리 역할을 전담하는 ‘VS오퍼레이션그룹’을 신설한다. BS(비즈니스 솔루션)사업본부는 신사업인 전기차 충전 솔루션 부문의 성장을 본격화하기 위해 사업본부 직속으로 ‘EV충전사업담당’을 만들었다.
그간 조주완 사장은 임직원, 협력사 등 가릴 것 없이 회사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지속해서 힘써 왔다. 지난달 81곳 협력사가 참여한 LG전자 협력회 워크숍을 직접 찾아가 지속 가능한 상생 방안을 논의했으며, 회사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토크콘서트 방식의 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열어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최근 10월 개최한 ‘CEO F.U.N Talk’에서 조 사장은 “기업의 미래를 위해 꼭 보존하고 발전시켜야 할 가장 중요한 자산 두 가지는 ‘사람’과 ‘브랜드’”라며, “고객 접점에서 일하는 모든 구성원의 스토리가 모여 LG전자라는 브랜드가 만들어진다.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고객을 위한 가치를 만들어 가는 ‘LG 브랜드의 엠버서더’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 2030 탄소중립, 2050 RE100 추진...가전 탄소배출 감축 ‘진심’
조주완 사장은 자신이 정립한 소통 중심의 경영체계를 통해 ‘친환경 가전 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올해 2030년 탄소중립, 2050년 RE100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고, ESG 전략과제를 선정했다. 특히, 세계 1위 가전 기업으로써 제품 사용단계에서의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제품 사용단계에서의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서는 소비전력, 단열성능, 열교환기술 개선 등을 통해 에너지 고효율 제품 생산과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또 외장부품 등에서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발간된 LG전자의 2021-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사용단계 탄소배출량을 원단위 20%로 저감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냉장고, 세탁기, 모니터, TV, 건조기, 상업용 및 가정용 에어컨 제품 등을 대상으로 탄소배출량 저감 및 소비전력 개선활동을 수행 중이다.
또 2021년부터 2030년까지 누적 재활용 플라스틱 60만톤 사용을 목표로 폐전자제품 회수와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확대 등의 플라스틱 사용 저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국내사업장의 폐기물 재활용을 확대해 폐기물매립제로 인증을 취득하고, 해외사업장에서는 슬러지 원료화 등 국내 모범사례를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