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21조원 기여율 2.6%
10대 증권사 절반 ESG 목표 부재
지난 한 해 우리나라 ESG 금융 규모가 7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의 관심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은 16일 국내 금융기관(공적 및 민간 167곳) ESG 금융현황을 분석한 ’2022년 한국ESG금융 백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ESG 금융규모는 전년 대비 29% 증가한 787조원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 ESG 대출이 340조원으로 가장 컸으며 다음으로 투자 272조원, 채권 98조원, 금융상품 77조원이 이를 뒤따랐다.
국내 증권사의 ESG 금융규모는 2020년 대비 133% 증가한 21조원으로 ESG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면 ESG 금융상품 판매액(8조원)이 같은 기간 4배 증가한 영향이 컸다.
다만 은행(253조원), 생명보험(40조원), 손해보험(33조원) 등 다른 금융섹터와 비교해 전체적인 금융 규모가 적은 편이다.
ESG금융에 대한 관심도 저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중 ESG 금융목표를 설정한 곳은 전체 31개 조사기관 중 11곳(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60%), 은행(55%), 생명보험(43%) 그룹 대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들 11개 증권사 중 구체적인 목표연도, 금액 등을 설정한 곳은 8곳에 그친다.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중에선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5곳이 이를 확보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2025년 45조원 투자’, 삼성증권 ‘2025년 ESG상품 100개’ 등이다.
반면 나머지 5개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은 중장기 ESG 금융목표가 부재했다.
가짜 ESG 금융활동을 가려내기 위해 정부가 제정한 분류체계(한국형 택소노미) 적용 여부를 묻는 문항에서도 격차가 드러났다. 앞서 ESG 금융목표를 설정한 그룹에서 미래에셋을 제외한 4곳이 금융활동에 분류체계를 적용했거나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반면 미설정 그룹 중에선 하나증권을 제외한 4곳이 적용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기획재정부가 ESG 워싱을 막기 위해 제작 중인 사회적채권 가이드라인을 향후 적용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선 ESG 금융목표 설정 그룹이 모두 긍정적인 답을 내놓았다. 반면 미설정 그룹에선 하나증권만이 그렇다고 답변했다.
개별 증권사의 노력 여부도 중요하나 미국이나 유럽 등과 비교해 아직 ESG금융에 대한 정의, 분류 등 공통 기준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요인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ESG에 대한 내용을 평가하고 비교하여 이에 기반한 투자를 하거나 금융상품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김영호 이사장은 ’ESG워싱(또는 그린워싱)방지를 위한 엄격한 법•제도•정책 구축과 감독기구 설립, ESG공시 표준화와 평가의 신뢰성 제고 방안, ISO 26000과의 보완책 등 ESG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시장 생태계 구축을 위한 새로운 대안들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