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소차 시장 확대하려면...‘인프라 확충 문제’ 해결해야
그레이수소로 달리는 친환경차?...청정수소 발전 비중, 0%→2036년 7.1% 목표
정부가 수소 수요를 대규모로 창출하고 수소 생태계를 확장하겠다고 나서면서 국내 수소 시장이 크게 활력을 띨 것으로 보인다.
1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기업과 정부가 국내 수소 시장 규모를 대대적으로 키우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47.1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9.8만명의 고용 창출이 기대되는 가운데, 수소 시장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수소차가 인프라 구축이나 투자가 잘 안 돼서 전기차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 낮았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미 현대가 글로벌 시장에서 수소차로 독주를 펼치고 있는데 정부의 지원까지 더해지면 얼마나 더 성장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를 비롯해 삼성, SK, 효성, 포스코, 롯데 등 국내 주요 대기업도 이미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업 추진에 나섰다.
정부가 9일 오후 개최한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는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방안,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방안, 수소기술 미래전략의 3개 안건이 논의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존의 그레이수소, 국내 중심의 수소 생태계를 ‘글로벌 청정수소 생태계’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기반 구축, 기술혁신, 규제개선 방안들이 발표되기도 했다.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의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2030년까지 수소 상용차 3만대를 보급하고 액화수소충전소 70개소를 보급한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또한 2022년 현재 0% 수준의 청정수소 발전 비중을 2036년에는 7.1%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승용차는 전기차, 상용차는 수소차로 양분하나?
세계적으로 주행 시 탄소배출을 하지 않는 친환경 자동차가 각광받으면서 전체 차량 중에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해 3분기 역시 전 분기 대비 8.3%가 증가하면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찬환경차 시장에서, 수소차는 전기차에 거의 완패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기차가 수소차보다 제조비용도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충전소 설치도 간편해 인프라 확충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전기는 기본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편이지만 수소는 별도의 파이프라인이 필요해 작업에 품이 많이 든다.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크게 매력을 끌지 못한 이유도 있다. 운전자들은 가뜩이나 충전소가 부족한데 수소가 폭발 위험이 있다고 인식하는 데다가 경제성도 떨어진다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또 수소차는 한 번 충전했을 때 주행거리가 전기차보다 길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혔지만 전기차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주행거리 면에서 격차가 크게 줄었다.
실제로 넥쏘 수소차는 1회 충전으로 750~850㎞를 갈 수 있다. 전기차인 아이오닉6는 약 520㎞를 갈 수 있고 수입 전기차 중에는 600~700㎞대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모델도 있다.
이에 일부 완성차 업체가 수소차 개발을 포기하겠다고 돌아서면서 시장은 주춤하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수소차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대형 완성차 기업 관계자는 “수소차 인프라 구축이 안 되나 보니 출시나 판매가 늘지 않고, 이런 상황을 반복하다 보니 시장 점유율이 낮아진 것 같다”라며 “수소차가 당장 전기차를 따라가고 대체할 수는 없지만 보완재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전기차는 일반 승용차로, 수소차는 트럭 등 상용차로 양분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소차는 충전시간이 5분 내외로 전기차보다 훨씬 짧아서 상용차에 더욱 효율적이고, 정부의 3만대 보급 계획까지 이뤄지고 나면 전기차와 수소차는 승용차와 상용차로 나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국내 주요 기업과 정부는 ‘액화수소 생태계 조성 협약식’을 가지고 세계 시장에서 튼튼한 수소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손잡았다.
SK, 효성 등이 액화수소 플랜트와 충전소를 구축하고, 현대차가 수소 상용차를 보급하며 각 정부 부처가 관련 정책 지원을 강화해 액화수소 생태계의 모범사례를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그동안 수소차, 발전용 연료전지 등 일부 활용 분야에 국한돼 있던 수소 시장을 확장해 생산, 저장, 운송 분야 등에서도 선진국과 견주어 뒤지지 않는 산업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장지혜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