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의 반격...‘금융 빠진 통합 대학 학사앱으로 승부’
최근 대학권을 향한 은행업계의 관심이 예사롭지 않다. 대학 내 스마트캠퍼스 인프라 구축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며, 간편결제 등의 금융서비스를 지원해 신규 고객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지난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연세대, 고려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첫 스마트캠퍼스 사업에 나섰다. 각 대학의 전용 앱을 통합·개편하며, 앱 내 페이 등의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처음에 신한은행도 두 은행과 다를게 없었다. 이들과 같은 기능을 내세웠고 앱 내 페이 기능도 탑재할 예정이었다. 스마트캠퍼스 인프라를 기존 대학 앱이 아닌 ‘헤이영 캠퍼스’ 앱으로 이전하는 것외에는 차별점이 없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시중은행의 스마트캠퍼스 사업 진출을 놓고 20대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캠퍼스 인프라 구축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며, 동시에 금융서비스 지원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 연세대 앱 내 간편결제서비스인 ‘연세페이’를 공개했으며, 하나은행은 지난 10월 기존 고려대 앱을 통합·개편하며 앱 내 간편결제서비스인 ‘호전’을 선보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두 은행이 이번 스마트캠퍼스 구축으로 기존 대학예산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대학 인프라에도 관여할 수 있게 됐다”며, “출석체크 뿐만 아니라 단순결제, 또는 학교 내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활용되기 때문에, 이는 잠재적인 신규고객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후발주자 신한은행의 반격...‘금융 빠진 통합 대학 학사앱으로 승부’
신한은행에 따르면 헤이영 캠퍼스 앱 개발과정에서 은행이 아닌 대학 및 학생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된다는 내부의 목소리에 따라 기존과 다른 방향으로 스마트캠퍼스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헤이영 캠퍼스 개발과정을 거치면서 은행의 입장이 아닌, 대학과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그 결과 일체 금융서비스를 제외하고 오로지 학사 통합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현재 신한은행은 숙명여대, 한양대, 수원대, 수원과학대, 인천재능대, 용인대 등 6개 대학의 스마트캠퍼스 구축을 완료했다. 또한 다음해에는 홍익대, 중원대, 목포해양대의 스마트캠퍼스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헤이영 캠퍼스는 일체 금융서비스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주거래은행이 어디든 학사 통합앱을 희망하는 모든 대학이면 이용가능한 플랫폼”이라며, “특히 디지털 경험이 어려운 지방의 중소형 대학의 경우, 무상으로 헤이영 캠퍼스를 도입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지속적으로 학교와 학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모바일 학생증 플랫폼으로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신한은행이 과감히 스마트캠퍼스 사업에 금융서비스(간편결제 등)를 제외하면서 타은행보다 학사 통합 앱 개발기간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여러 대학과 업무협약을 맺는데도 하나의 통합 플랫폼 안에서 스마트캠퍼스 인프라를 구축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의 헤이영 캠퍼스 앱은 대학과 업무협약 체결 후 이용가능한 앱으로, 서비스 제공대학 학생들은 본인의 학번으로 재학사실이 인증된 이후 가입이 가능하다. 로그인 시 소속 학교별로 다른 화면을 제공하며, 앱 화면은 대학이 희망하는 학사서비스에 따라 다르게 보여진다.
해당 앱을 통해 학생들은 전자출결, 성적확인, 도서관 이용, 전자신분증, 커뮤니티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추후 순차적으로 총학생회 투표, 강의 평가, 셔틀버스 운행 시간표 등의 부가서비스가 추가될 예정이다.
현재 헤이영 캠퍼스는 숙명여대, 한양대, 수원대, 수원과학대, 인천재능대, 용인대 등 6개 대학이 이용가능하다. 지난 8월 홍익대, 10월 중원대, 목포해양대 업무협약 체결하면서 내년 1학기 정식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록 신한은행에서 파행된 앱이지만 일체 금융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 건 고무적인 활동”이라며, “오로지 학생들이 스마트한 대학생활을 즐길 수 있게 지원하고 개선한 앱이라는 점에서 높은 ESG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택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