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기업금융) 부문 약진…'쿼드러플 크라운' 달성
단, 4분기 더블유씨피 환매리스크 남아
KB증권이 3분기 당기순이익 1231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27.7% 떨어진 수치다. 글로벌 긴축여파에 주식 거래대금이 줄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위축된 영향이 크다. 3분기 누적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41.6% 줄었다.
다만 IB(기업금융) 부문 약진이 두드러졌다. KB증권은 블룸버그 및 거래소 공시 기준 전체 IB 사업부문(DCM·ECM·M&A·인수금융)에서 업계 1위를 석권하는 ‘쿼드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그 결과 3분기 누적 IB수수료는 32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 증가했다.
KB증권 측은 “기업금융 부문의 경우 채권발행시장(DCM), 주식발행시장(ECM), 인수합병(M&A), 인수금융 등 4개 주요 부문이 업계 최상위 지위 달성과 대형 딜 클로징으로 시장 상황에 대응하며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 분기와 비교해 75.3% 증가했는데 700억원대 손실을 낸 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이 흑자(+115억원)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
KB증권은 지난 2월 엔지켐생명과학 실권주 약 380만주를 떠안으면서 350억원대 매매평가손실을 지난 2분기 실적에 반영한 바 있다. 비록 매각과정에서 손해를 봤지만 3분기 이를 털어내면서 전반적인 실적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이렇게 준수한 실적을 거둔 KB증권은 그룹 주력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분기 KB증권은 은행을 제외하고 전체 자회사 중 가장 높은 분기실적을 거뒀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 손해보험은 각각 당기순익 1066억원(QoQ -72.6%), 813억원(-15.9%)을 기록했다.
다만 모든 악재가 사라진 건 아니다. 당장 오는 4분기 실적과 직결된 문제는 지난달 30일 상장한 2차전지주 WCP(더블유씨피)와 관련돼있다.
KB증권은 신한투자증권과 더블유씨피 IPO(기업공개)를 공동으로 주관했는데 당시 개인투자자에게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내건 게 발목을 잡고 있다. 주가가 공모가의 90%를 밑돌 때 주식을 최대 90% 가격으로 되팔 수 있는 권리로 상장 후 3개월까지 행사 가능하다.
더블유씨피 주가는 25일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22.5% 떨어졌다. 주가가 연말까지 반등하지 않을 시 환매청구권 행사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개인투자자에게 배정된 주식(일반청약)은 전체 중 25%로 약 1100억원 수준이다.
KB증권이 공모 전부터 더블유씨피 지분을 사들이면서 주가하락에 따라 평가손실도 확대되고 있다. KB증권의 WCP 보유지분은 0.76%다. 글로벌 긴축정책에 더해 국내 레고랜드 유동성 경색 등 각종 악재가 겹친 가운데 가까운 시일 내 WCP 리스크가 해소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자세한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