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비율 높아...부실채권 위험 부각
토스뱅크가 인터넷은행 가운데 예대차금리 1위를 차지하며 수익성 측면에서 독보적인 힘을 드러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놓고 회의적인 시선이 나온다.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 한편 부실대출에 대한 리스크도 커졌기 때문이다. 토스뱅크가 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다각도의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산업 관련 공약인 예대금리차 공시가 도입되면서 토스뱅크의 예대금리차가 공개됐다.
인터넷은행 가운데 토스뱅크 평균 예대금리차는 5.56%로 1위를 차지했다. 대출금리는 6.65%였으며 저축성 수신금리는 1%였다. 이를 놓고 예금금리에 비해 대출금리가 크게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스뱅크는 비대면 영업을 통해 비용을 절감해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설립 취지를 내세웠지만, 예대금리차를 살펴보면 오히려 소비자에게 큰 대출금리 부담을 지우고 있는 셈이다.
대출금리가 높은 이유로는 토스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가장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토스뱅크 대출 고객 가운데 중저신용자 비율은 약 38%로 집계됐다.
한편 중저신용자 대출 상환이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을 지를 놓고서도 의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2030 청년층의 가계부채 비중이 늘어나면서 채무를 변제하지 못해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토스뱅크의 개인사업자대출인 '사장님대출' 역시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해당 상품은 연 소득 500만원 이상, 최근 6개월 이상 매출내역만 있어도 이용할 수 있는데, 기존 금융권에서 부도율 관리를 해왔던 방식을 고려하면 다소 리스크가 큰 상품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부실채권이 크게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무수익(고정 이하) 여신 잔액은 전년동기에 비해 크게 늘었는데, 토스뱅크 역시 기준금리가 계속 상승하는 국면 속에서 부실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는다.
이와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토스뱅크는 예대금리차 축소에 나서고 있다. '키워바요 적금' 제휴·특판 상품 출시를 검토하는 등 수신 상품 다양화를 이뤄내는 데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2%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 통장) 중심의 사업적 특성이 공시 수신금리에 반영된다면 예대차금리가 더욱 낮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토스뱅크는 금리 뿐만 아니라 고객이 원할 때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지금 이자 받기'와 같이 그동안 은행권에 없었던 수요자 중심의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도 펼치고 있다.
한편 38%에 달하는 토스뱅크 중저신용자 고객들의 신용도를 상승시키는 일 역시 과제다. 이를 위해 토스뱅크는 고유의 신용평가모델을 통해 중저신용자 대출 고객 4명 중 1명을 고신용자로 재평가했다.
다만 이번 공시를 통해 토스뱅크가 대출 상품 판매에 있어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업계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예대금리차가 낮은 은행을 선택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이번 예대금리차 공시에서 요구불예금의 금리는 반영되지 않아 토스뱅크의 수신금리가 고객이 실제 체감하는 금리 대비 낮게 공시됐다"면서 "토스뱅크는 앞으로 자체 시스템의 고도화, 자본 확충, 소비자의 요구 경청 및 차별화된 상품 기획 등 다각도의 노력을 바탕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전한 중저신용 고객들이 은행권에 안착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신용도를 관리할 수 있는 동기를 마련해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저신용자를 포용하고 수요자의 관점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계속 정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