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 뭐길래…금융업 '미래 먹거리'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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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 뭐길래…금융업 '미래 먹거리' 낙점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9.20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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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규모 10억 달러
잠재력 무궁무진…2030년 500억 달러 전망
국내 증권사 눈독…문제는 그린워싱
최근 자발적 탄소배출권 보험상품 출시 눈길
[출처=카본마켓워치]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이 금융업권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다. 지난해 기준 시장 규모는 약 10억 달러. 전체 배출권 시장 내 비중은 약 1%로 미미하나 성장 여력은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맥킨지에 따르면 2030년 기준 최대 500억 달러(약 7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러한 배경에 국내 증권사들도 하나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3월 하나증권을 첫 주자로 한국투자증권, SK증권 등이 시장진출을 위한 업무신고 등 제반작업을 마쳤다. 최근엔 장외시장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그린워싱 위험을 막기 위한 보험상품이 출시되는 등 틈새시장도 개척되는 모습이다.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 잠재력 무궁무진하다…국내 증권사 눈독


리피니티브가 시행한 2022년 연례 탄소조사에서 응답자 71%가 자발적 탄소시장이 전년 대비 더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출처=리피니티브]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VCM)이 떠오른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VCM 시장 규모는 약 10억 달러로 3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배출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로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향후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30년 VCM 시장 규모가 최대 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온도 1.5도 제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배출권 수요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탄소배출권 시장은 크게 규제적 시장과 자발적 시장으로 나뉜다. 규제적 시장은 정부가 기업에 감축의무를 부여하며 개인, NGO(비정부기구) 등 공공, 민간부문의 시장참여가 제한된다. 이 때문에 규제적 시장이 거래하는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 중 10% 수준(BNEF)에 불과하다.

자발적 배출권 시장은 이에 대한 보완적 성격으로 등장했다. 자발적 시장 안에선 비의무대상 기업이나 기관, 개인이 탄소감축 프로젝트 등을 통해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이 성과를 인증 받아 발행한 크레딧(Credit)을 거래할 수 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만큼 국내 증권사들도 시장진출에 적극적이다. 첫발은 지난 3월 하나증권이 내디뎠다. 이후 한국투자증권, SK증권 등이 금융당국 업무신고를 마치고 시장진출을 앞두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성지영 연구원은 “자발적 탄소시장의 출현이 규제적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는 트리거(촉진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신규 배출권 창출이 보다 중요한 자발적 시장의 성장과 함께 금융회사의 역할도 중개·파생상품 중심에서 ‘프로젝트 기반 배출권 창출’ 업무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린워싱 어떻게 막나…탄소크레딧 보험상품도 나와


[출처=레스피라]

자발적 탄소시장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이다. 탄소감축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크레딧을 검증할 표준화 작업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허위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발행하는 크레딧이 거래될 위험도 크다. 

기업은 자칫 잘못된 크레딧을 구매했다가 그린워싱 오해에 휩싸일 수 있다. 실제 영국에선 2010년대 텔레마케팅(보일러룸)을 이용한 허위 탄소크레딧 사기판매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적 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 발 빨리 규제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시장이 과열되는 과정에서 그린워싱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시장성장 과정에서 제도와 규제가 확립되면서 이러한 위험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위험을 막는 보험상품도 나왔다. 유럽 최대 보험중개업체 하우덴그룹은 지난 6일 세계 최초 탄소 크레딧 보험을 선보였다. 탄소상쇄 금융기관 레스파라, 재보험사 네필리아와 손잡고 출시한 상품으로 구매한 탄소 크레딧에 과실이 있거나 사기로 밝혀질 경우 이를 보상해주는 방식이다.

레스피라 아나 하우리 CEO는 “이 상품은 자체 탄소절감 목표에 따라 고품질의 탄소 크레딧 구매에 참여하고자 하는 많은 기업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고품질 탄소 프로젝트에 필요한 많은 자본을 투입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KB증권 최효정 연구원은 “자발적 탄소시장에서는 의무적 탄소 시장과는 달리 프로젝트의 탄소 감축량 등의 품질 기준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품질 리스크에 대한 이슈가 지속되었다”라며 “해상 상품으로 인해 탄소 상쇄 프로젝트와 탄소 크레딧의 리스크 경감 및 품질 보증이 이루어지면 탄소 크레딧의 투자매력도가 증가해 자발적 탄소시장의 급성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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