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채널 쏠림현상도 심화 전망...보험사의 판매자회사 설립 잇따라
- 급성장한 GA에 대해 영업 건전성 규제 필요성↑
단기간 급성장한 GA(법인보험대리점)들에 대해 보험시장 지배력에 걸맞은 실효성 있는 규제 마련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에게 다양한 상품선택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만큼 소비자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25일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GA시장 구조 변화와 전망' 보고서에서 "소비자의 보험가입 의사결정 시 상품비교가 일반적인 절차로 자리잡고 있다"며 "GA시장을 중심으로 보험리모델링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보호를 위한 영업생태계 건전성 확보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GA는 여러 회사 상품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장점으로 보험 영업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해 왔다"며 "기존 보험사들도 전속조직 중심의 전통적 영업방식으로는 더 이상 판매경쟁력 유지에 한계가 드러남에 따라 자회사형 GA 등 영업조직 분사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보험 판매채널인 GA(법인보험대리점)는 보험회사와 독립적인 위치에서 보험상품 판매업무를 수행하며 주로 보험설계사를 통한 대면영업 방식을 택하고 있다. 자사의 상품만을 판매하는 보험회사의 전속영업조직과는 달리 GA는 여러 보험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상품선택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같은 장점을 통해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키워온 GA들이 이제는 보험사들의 시장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지배력이 강화됐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GA채널을 통한 보험상품 신계약 판매비중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에서 각각 40.4%, 58.2%로 집계됐다. 또 GA에 소속된 설계사 인력은 지난해말 24만명으로 전체 설계사 인력의 60%에 육박한 수준으로 불어났다.
특히 보험시장 침체로 신규가입 수요는 감소하는 가운데 GA채널을 중심으로 보장분석 기반의 리모델링시장은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의 보험 가입 시 상품비교가 일반적인 절차로 자리 잡으면서 GA채널이 보험상품 비교에 상대적 강점을 가졌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보험상품 주가입 계층인 30대와 40대 인구가 최근 10년 사이 각각 -1.4%, -0.4% 감소하면서 가망고객 발굴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한편 경제여건 악화로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이 커지면서 '보장분석',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아울러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전속대면채널 운영의 고비용과 모집인 이탈에 따른 통제력 약화로 전속판매조직을 분리코자 하는 유인이 커진 부분도 GA채널의 쏠림현상을 심화시켰다.
지난 2004년 자회사형 GA가 최초로 설립된 이후 지난해말에는 14개의 자회사형 GA가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현대해상, 하나손해보험이 GA시장에 진출하면서 보험업계 재판분리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는 지난 1월 동양생명이 TM채널을 분사해 판매자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푸르덴셜생명도 올 6월 판매전문회사를 설립했다.
이처럼 현재 보험회사는 자체 판매채널만의 상품공급으로는 GA나 플랫폼기업을 상대로 마케팅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어 앞으로도 판매자회사 설립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김 연구위원은 "GA를 단순한 판매조직으로 치부하기에는 채널의 영향력이 일반 보험회사와 비견될 수준까지 성장했다"며 "GA시장 확대 및 상품판매 방식 다양화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