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젠4 로드맵 공개하며 자신감 드러내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차세대 CPU 출시 일정과 함께 AI를 미래 먹거리로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지 시각 9일 AMD는 ‘애널리스트 데이’ 행사를 열고 차세대 제품 포트폴리오와 함께 경영 청사진을 제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행사의 첫머리에서 리사 수 AMD CEO는 “AMD의 고성능 컴퓨팅(HPC) 및 어댑티브 컴퓨팅(Adaptive Computing)은 PC와 클라우드에서부터 최첨단 커뮤니케이션 및 정보산업에 이르는 방대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자일링스 인수가 마무리되고 포트폴리오를 넓혀 3000억 달러 규모의 고성능·어댑티브 컴퓨팅 시장에서 AMD의 지분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 AMD는 차기 제품 라인업과 출시 일정을 공개했다. 먼저 4세대 CPU인 젠4(Zen4)는 올해 하반기 출시되는데, 세계 최초 5나노 고성능 CPU가 될 것이라는 게 AMD의 설명이다. 젠4는 전 세대인 젠3 대비 35% 개선된 성능을 자랑하며, 전력 효율은 25%, IPC(클록당 명령어 처리 개수)는 8-10% 향상될 것이라고 AMD 측은 밝혔다.

또 5세대 젠5의 출시 계획도 공개됐다. AMD에 따르면 젠5는 2024년 출시될 예정이며, AI와 머신러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성능과 효율성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젠4 라인업은 데스크탑 PC와 랩탑을 대상으로 한 젠4, 코어 위에 고성능 캐시 메모리를 결합한 젠4 V캐시, 서버용 고밀도 다코어 프로세서를 위한 젠4c 등 총 3개로 구성된다. 또 AMD는 젠4 기반 제품을 TSMC의 5나노급과 4나노급 공정에서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다음은 AI” … 성장 위한 미래 먹거리로 제시

지난 몇 년간 데이터센터 및 서버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며 성장한 AMD는 차세대 먹거리로 인공지능(AI)를 지목했다.

리사 수 CEO는 “(최근 마무리된) 자일링스 인수가 AMD가 AI 기술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AI는 향후 가장 큰, 단 하나의 성장 기회”라고 강조했다.

AMD는 CPU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와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으로 인텔을 맹추격해왔다. 4년 전 AMD의 시가 총액은 인텔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두 회사가 1천 600억 달러 정도로 비슷한 규모가 됐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와 서버 시장에서의 이러한 성공을 발판으로 AI에 도전하겠다는 것이 AMD의 포부인 것으로 읽힌다.

AMD 측은 이날 행사에서 이러한 기술적 성장을 통해 연평균 약 20%의 매출 증가율이 예상되며, 이익 배당 확대 등을 통해 주주에게도 더 많은 보상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인텔이 팻 겔싱어 CEO 영입 이후 공격적인 투자와 최신 기술 적용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AMD가 특히 PC CPU 시장에서 젠3 라인업을 지나치게 오래 유지하면서 추격 기세는 한풀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AMD가 젠4 아키텍처 라인업과 AI 기술로 주춤해진 추격 속도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