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신동빈, 정책 공조 '광폭행보'...중소기업과 상생 '약속'

- 용산 청사서 '중소기업인 대회'···5대 그룹 총수 등 총출동
- 대기업·중소기업 대표 손바닥 함께 찍으며 '상생' 다짐
- 5대 그룹 총수, 바이든 방한 때 이어 윤석열 대통과 또 만나
- 삼성 등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 내놓으며 새 정부에 힘 실어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등 5대 그룹 총수가 4일 만에 다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다.

특히 5대 기업 총수가 이례적으로 중소기업인 대회에 참석하면서 '친기업'을 강조한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동반자 관계를 과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5일 창립 60주년을 맞아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 이재용 부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참석한 가운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윤석열 정부가 지난 10일 출범하고 ‘용산 시대’를 연 후 새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처음으로 열린 경제 행사다.

기업인들이 2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공정과 상생을 통한 신동반성장을 다짐하는 핸드프린팅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주보원 삼흥열처리 대표, 구광모 LG그룹 회장,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윤석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정한 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오세희 소상공인연합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5대 그룹 총수들이 모인 것은 불과 800m 떨어진 국립중앙박물관에 모인 지 나흘 만이다. 이들은 지난 21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이들 5대 그룹 총수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가장 앞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이정한 여성경제인협회장, 김동우 신우콘크리트산업 대표도 같은 테이블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대·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함께 자리해준 5대 그룹 대표님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상생협력의 길을 여는 의미 있는 시간이다. 정부도 기업 간 상생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대 그룹 회장과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둥 중소기업계 대표 5명은 함께 ‘핸드 프린팅’을 했다. 이들은 “공정과 상생”을 외친 뒤 대·중소기업 상생과 동반성장을 다짐하는 ‘약속 징표’로 각자의 손바닥을 찍었다.

삼성·현대차·롯데·한화 등 주요 대기업, 대규모 국내 투자 및 중소기업과 동반 성장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재계는 연일 광폭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라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삼성 등 주요 기업은 24일부터 투자 로드맵을 발표하며 '상생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중소기업과 동반성장도 함께 이루겠다는 의미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삼성그룹은 향후 5년간 반도체와 바이오, 인공지능(AI)·차세대 통신 등 신성장 IT 등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투입하는 450조원의 80%를 차지하는 36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은 중소·벤처기업 지원 프로그램도 고도화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 1차 협력회사만 700여곳, 협력회사 직원은 37만명, 거래규모는 연간 31조원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이 2025년까지 4년간 국내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63조원 중 60%인 38조원은 내연기관 분야에 집중된다. 전기차로의 급격한 전환에 따른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지원 대책도 내놓은 셈이다.

롯데그룹은 5년간 바이오와 모빌리티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국내 사업에 37조원을 투자한다. 롯데그룹은 스타트업 지원과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의 스타트업 보육.투자 목적 법인인 롯데벤처스는 2026년까지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36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한화그룹은 향후 5년간 미래 산업 분야 등에 37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한화는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하고 친환경 사회공헌 캠페인과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활동 등 글로벌 수준의 ESG 경영을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신기업가 정신' 선포...지역사회와 상생 등 5대 실천과제 채택

앞서 최태원 회장이 주도하는 대한상공회의소는 24일 대·중소기업 상생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차원의 '신(新)기업가정신'을 선포했다.

삼성, SK, 현대차, LG, 쿠팡, 우아한형제들, 비바리퍼블리카, 배달의민족, 토스 등 74곳 기업인들이 모였다. 또 이를 실천하기 위한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를 출범했다.

ERT 기업선언문에 담긴 5대 실천 과제 중 하나도 지역사회와 상생이었다.

선언문에서 “기업은 성장을 통해 일자리와 이윤을 창출하는 과거의 역할을 넘어야 한다”며 “고객은 물론 조직구성원과 주주, 협력회사와 지역사회 등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를 소중히 여기고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업가정신’을 선언, 실천한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기업가정신은 시대에 따라 폭을 넓히고 있으며, 기업에 대한 사회적 바람 역시 커졌다"면서 "이제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불굴의 도전을 지속하는 새로운 기업가정신이 다시 발휘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재계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 "일자리 만드는 기업인들을 업고 다니겠다"고 말하는 등 '친기업' 행보를 보이고 있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위기다. 따라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 성장도 탄력이 붙으면서 국내 산업 생태계 확대 및 경제 부흥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