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공급망의 혼란으로 거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해운사들의 탄소중립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해운선박이 배출하는 탄소가 전세계 배출량의 3%에 이를 만큼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국제해사기구(IMO)가 이에 대한 규제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IMO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2018년 대비 50% 감축을 목표로 잡고 있지만,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전세계 물량의 85%를 점유하는 3개의 해운동맹(2M, 오션얼라이언스, 디얼라이언스) 입장에서 해운시장의 진입장벽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약 47조원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는 머스크는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머스크, 탄소중립 바이오 연료 선박 캐나다-북유럽 항로에 투입
10일(현지 시간) 거대 해운사인 머스크와 프랑스 국적해운사인 CMA CGM은 탄소중립 선박을 기존 노선에 투입한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이날 "2척의 3600teu급 쇄빙화물선 2척을 캐나다-북유럽 항로(CAE)에 재배치하고 있다"며 "이 선박들은 지속가능한 바이오 연료로 운항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선박들은 이전에 발트해 연안에서 운항했지만 러시아에서 철수했었다.
이 배에 탑재할 바이오 연료는 재활용된 폐식용유 및 기타 지방으로 제조된다.
바이오 연료 제조업체 굿퓨엘스(Goodfuels)의 바트 헬링스(Bart Hellings) 최고책임자는 "식품 산업 및 화장품 생산, 폐수 처리 과정에서 원료가 공급되며 이러한 공정에서 충분한 잔류 폐기물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弗CMA CGM, CO2 재활용하고 수소와 결합... 탄소중립 프로젝트 쥬피터1000 합류
CMA CGM도 이날 프랑스 가스회사 지알티가즈(GRTgaz)가 주도하는 시범 프로젝트인 쥬피터1000에 합류했다고 공개했다.
프랑스 마르세유 항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쥬피터1000은 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한 전력량이 많을 때 저탄소 에너지(수소, 친환경 메탄)로 전환해 대규모로 장기간 저장할 수 있도록 한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은 전력생산이 일정치 않고 간헐적이기 때문이다.
수소 생산 외에도 이산화탄소(CO2)를 합성 가스로 변환해 재활용한다. 마르세이유 인근 제강 공장인 아스코 산업의 보일러에서 생성된 CO2는 굴뚝 아래에서 포집돼 대기 중으로 배출되지 않고 메탄화 장치에서 수소와 결합해 재활용된다.
이렇게 생산된 합성가스는 화석 연료 가스 대신 사용되며 모든 운송 및 유통 네트워크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수소 메탄화 시설은 다음달에 시운전될 예정이다.
CMA CGM은 "합성LNG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은 본질적으로 탄소 중립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전기에서 가스(Power-to-gas)' 방식은 기존 유류에 비해 여전히 번거롭지만 LNG(또는 합성 LNG)의 저장은 수소의 장기 저장보다 훨씬 더 실용적이라고 CMA CGM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메탄 누출은 수소 누출보다 피해가 적고, 풍력 및 태양광 발전소에 부하를 평준화시키는 효과를 제공한다"고 CMA CGM은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11일(현지시간) 해운전문매체 더로드스타는 "탄소중립을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선박에 대대적으로 투자한 CMA CGM은 실제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매립지, 하수 및 농업 폐기물에서 포집된 메탄을 사용해 만든 바이오LNG에 대해 토탈에너지(TotalEnergies)를 포함한 몇몇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2018년에 선박은 유럽 전역의 모든 연료에 대해 4만469kto에 상당하는 벙커링을 했다. 이는 잠재적으로 유럽의 모든 선박 연료가 바이오가스를 통해 충족될 수 있고 잠재적으로 해양 배출량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더로드스타는 "유럽연합(EU)의 연구에 따르면 바이오가스는 운송용 연료로 사용될 때 최고의 탈탄소화 효과를 제공한다"면서 “바이오가스가 바이오메탄으로 업그레이드되고 디젤을 대체해 바이오CNG 또는 바이오LNG로 사용되는 시나리오에서 가장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오가스를 국지적으로 사용하거나 가스 그리드에 주입한 다음 난방에 사용하면 대부분 천연가스 소비를 줄이는 반면 운송에 사용하면 주로 디젤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플래시247.COM "해운산업 탄소중립, 메탄올·암모니아가 최종 승자"
하지만, 결국 해운산업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메탄올과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이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해운전문매체 스플래시247닷컴은 지난 9일(현지 시간) "메탄올(CH3OH)은 머스크가 탄소중립 연료로 선택함으로써 처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며 "바이오제닉 탄소가 있고 방출하는 메탄을 포획할 수 있는 한 실행 가능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매체는 "이 두가지(메탄올·암모니아) 모두 상당한 도전 과제지만, 안전 측면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순수한 메탄올 10ml를 섭취하면 시신경이 파괴될 수 있고, 30ml를 넘어가면 치명적이다. 가장 일반적인 해독제는 순수한 에탄올을 신속하게 투여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메탄올과 달리 암모니아에는 탄소가 없다. 재생 가능 에너지만으로 암모니아를 제조하면 완벽한 탄소중립 연료가 되는 셈이다.
매체는 "머스크는 녹색 메탄올과 녹색 암모니아 모두에 대한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며 "에너지 산업이 탄소중립 연료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행동의 책임은 다시 소유자에게로 옮겨지고 있다. 일부 기업이 도전 과제에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해운조사분석 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발주분의 12%가 암모니아"라고 덧붙였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