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 문제 해결 전에 폼팩터 변화로 시선 끌기에 급급...강도 높은 비난도
-‘기본기 충실’ 애플과 비교...차라리 중국폰 쓰겠다는 모바일 게이머들까지
“삼성도 LG 루트를 따라가는 것 같다. 이러다 결국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아니냐.”
삼성전자가 지금껏 나오지 않은 또 다른 폴더블 형태의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는 새로운 폼팩터에 대한 기대가 아닌, 오히려 조롱 섞인 반응들이 올라오고 있다.
다양한 폼팩터를 시도하다 지난해 결국 모바일 사업 철수를 결정한 LG전자에 빗대서 나온 말들이다.
지난해 갤럭시Z폴드3·플립3가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던 때와 상반된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GOS(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 사태 이후 불거진 삼성 스마트폰 브랜드 자체에 대한 신뢰 하락이, 그간 삼성이 강조해왔던 신형 폼팩터 도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마저 부정적으로 바꾼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5일 한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삼성이 새로운 폼팩터를 시도한다 해서 그것이 꼭 과거 LG를 따라 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러한(삼성이 LG 루트를 따라간다는) 비난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 자체에 대해 삼성은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시점에서 삼성의 최우선 과제는 갤럭시폰에 대해 크게 실망했던 유저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새로운 형태의 폼팩터로 시선을 끄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기기 발열 이슈부터 확실히 잡는 데 집중함으로써 하드웨어 기술력을 입증해야 할 때라고 보여진다”라고 주장했다.
올 하반기 신형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4와 플립4 시리즈 출시를 준비 중인 삼성전자가, 이와 함께 새로운 형태의 폴더블 스마트폰도 공개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IT 전문 매체 샘모바일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B4, Q4, N4 코드명의 폴더블폰 3종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중 B4와 Q4는 각각 플립4와 폴드4로, N4는 또 다른 새로운 형태의 폴더블 스마트폰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신형 폼팩터의 스마트폰은 그간 삼성디스플레이가 각종 전시회를 통해 보여줬던 슬라이더블 또는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모델일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은 지난해 각각 슬라이더블과 롤러블 폼팩터의 스마트폰 상표를 출원한 바 있는데, 이 추정대로라면 올해 첫 정식 공개가 성사되는 것이다.
삼성이 갤럭시Z 시리즈에 이어 또 다른 폼팩터 혁신을 예고하고 있지만, 유저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바일 사업 철수 이전 줄곧 새로운 형태의 폼팩터를 시도해왔던 과거 LG전자의 행보가 많이 언급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20년 메인 스크린과 세컨드 스크린을 겸비해 가로로 교차 가능한 스위블 형태의 ‘LG 윙’을 출시한 데 이어, 사업 철수 직전에는 업계 최초 롤러블폰 출시를 예고했다가 결국 무산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부 소비자들은 LG전자가 소위 스마트폰의 기본에 충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삼성 역시 신형 폼팩터 흥행에만 기댔다가는 LG와 같은 행보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강도 높은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상대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기본기에 충실했다고 평가받는 애플과 비교하는 의견들도 더러 있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익명의 유저는 “애플이 삼성 갤럭시폰보다 고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프리미엄폰 대표 제조사 브랜드에 걸맞게 스마트폰 기본기에 충실해 왔기 때문일 것”이라며, “자체 AP칩을 탑재하면서 CPU(중앙처리장치)·GPU(그래픽처리장치)·카메라 등 스마트폰의 기존 성능을 더 강화하는 데 집중해왔으며, 이는 지금까지 애플이 높은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프리미엄폰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견고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라고 강조했다.
차라리 중국 제품으로 갈아타겠다는 모바일 게이머들까지 등장했다. 대만 업체 미디어텍의 모바일AP ‘디멘시티9000’이 최근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게이밍 최적화 제품에 탑재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미디어텍의 AP칩은 TSMC 4나노 공정으로 제조되는데, 퀄컴의 최신 칩과 삼성의 엑시노스에 비해 전성비가 높아서 성능은 같으면서도 발열은 덜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퀄컴과 자체 AP칩을 고집하는 삼성 플래그십폰 보다, 어쩌면 중국폰이 게임 플레이에 적합하다는 의견이 모바일 게이머들 사이에서 속속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의 ‘몸값’이 곤두박질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 모델에 대한 이동통신사 공시지원금이 최대 50만원까지 오르는 등 출시 한 달 반 만에 3배 가까이 높게 책정됐으며, 심지어 일부 판매점에서는 기기변경·번호이동 할부원금을 최저 0원까지 책정해 판매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