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시장 규모 확대에 관련 보험상품 경쟁체제 돌입
- 특약 형태에서 적극적 시장 확대 전략으로 선회...높은 손해율은 관건
친환경 전기차 등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한 보험사들의 행보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전기차 규제 완화 공약으로 더욱 분주해진 모양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향후 5년간 전기차 충전 요금 동결과 주유소 등에 전기차·수소차 충전 설비 구축이 가능하도록 관련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5일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기존 손해보험사들은 전기자동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해당 상품 출시를 준비해 왔지만 손해율이 높은 전기차 특성으로 적극적 판매를 망설였다"며 "최근 친환경차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향후 규제 완화까지 전망돼 그간 미온적 태도에서 벗어나 시장 확대를 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집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전기차 충전요금을 동결하는 방안과 오는 7월 폐지를 앞둔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 할인율을 각각 25%, 10%로 적용한 특례가 유지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 수요 급증도 보험업계의 관련 상품을 주목하게 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누적 전기차 수는 23만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71.5% 증가한 수치로 4년 전에 비해 4배 이상 오른 셈이다. 아울러 정부는 탄소중립을 위해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처럼 전기차 공급 확대가 예상되면서 보험사들의 관련 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악사손해보험은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에 발맞춘 '전기차 전용 특약 3종'을 선보였다. 전기자동차 충전 중 발생하는 위험을 보장하는 '전기차 충전 중 위험 보장'과 사고로 차량 수리비가 차량가액을 초과하더라도 수리 후 차량 운행을 할 수 있도록 차량가액의 130%까지 보상해주는 '전기차 초과수리비용 지원 특약'으로 구성됐다. 특히 무엇보다 아직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 따라 긴급출동 서비스 견인 거리를 업계 최장거리인 150km로 대폭 확대하는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악사손보 관계자는 "이번 출시한 전기차 특약 및 서비스 확장은 악사손보가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에 본격 진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모빌리티, 디지털 전환 등에 강한 유망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구축에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지난해 9월 친환경 차량의 보급 확대에 기여하고자 '개인용 전기차 전용보험' 판매를 시작했다. 별도 특약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배터리 충전 중 사고로 인한 상해 및 차량 손해를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배터리 충전 중 감전사고가 발생하거나 화재 또는 폭발로 인해 다친 경우 자기신체사고 또는 자동차상해 담보로 보상받을 수 있다. 충전으로 인해 구동용배터리에 손상이 발생한 경우라면 자기차량손해 담보에서 보상 가능하다.
이밖에 현대해상의 전기차 전용 상품은 전기차 배터리 신품가액 보상, 전기차 초과수리비용 지원, 전기차 충전 중 위험 보장 등의 특약으로 전기차 운전 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을 보장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올 하반기 자율주행 3단계 기술을 적용한 제네시스 G90 등을 포함해 전용 보험상품 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라고도 밝혔다.
KB손해보험은 ‘전기자동차 보험’ 판매를 통해 전기차 운전 고객 대상으로 보험료 할인 및 전기차 맞춤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수리비가 비싼 만큼 손해율도 높아 일부 손해보험사들의 전기차 기피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전기차의 평균 수리비는 237만원으로 내연기관차보다 약 31% 높았다. 평균 부품비는 전기차가 146만원으로 내연기관차(97만원)보다 50% 가까이 더 비쌌다.
이에 지난해 말 기준 대형 손해보험사의 전기차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5~122%를 기록해 적정손해율인 80% 보다 15~42%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