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재활용 어렵고 메탄 발생 우려도 있어
펄프 인공산림서 조달, 산림파괴 상관관계 적어
종이가 플라스틱 대체제로 각광받으면서 유통업계 ESG경영 전략의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 이에 종이제작을 위한 벌목량이 늘면 산림손실과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종이제작용 목재는 인공조림지에서 조달되는 만큼 환경파괴 원인이 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유통업계, 친환경 종이제품 도입 박차
최근 유통업계는 ESG경영 일환으로 종이제품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까지 ‘프로젝트100’ 캠페인을 열고 재생지에 주목했다. 프로젝트100은 백화점에서 배출된 폐지를 재활용해 쇼핑백으로 제작하는 캠페인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재생지 활용을 통해 일반 용지 대비 약 2000톤의 목재사용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종이 트레이를 적용한 설 선물세트를 출시해 이목을 끌었다. 기존 플라스틱 소재 고정 트레이를 종이 조립식으로 교체한 것. CJ제일제당은 설 기간 동안만 387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고 알렸다.
종이 소재 제품은 플라스틱 사용 저감 효과가 높지만 재활용이 어렵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종이 소재는 내구도가 약하고 비위생적이라 대부분 소각된다. 이에 세븐일레븐은 친환경 코팅(솔 코트, sole coat) 기술을 더한 친환경 종이 얼음컵을 선보였다. 코팅된 종이컵은 재활용 분리재출이 가능하며 재활용률이 92%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일반 종이컵에 비해 수분투과율이 30%이상 낮아 내구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종이사용은 산림파괴 vs 인공조림지라 괜찮아”
이처럼 최근 종이가 친환경 ESG경영 전략의 핵심요소로 각광받는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종이가 플라스틱 대안이라고 하지만 벌목량이 늘면 산림파괴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제산림관리협의회(Forest Stewardship Council, FSC)가 한국을 포함한 15개국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80% 이상 소비자가 “종이나 목재 제품을 살 때 산림파괴에 연관된 기업의 제품을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한 종이제품은 플라스틱에 비해 사용 후 처리과정이 어렵고 자연 분해할 경우 메탄 발생량이 많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미생물이 종이를 분해할 때 발생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 보다 28배 온실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밖에 재활용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종이팩 재활용률은 15.8% 정도에 불과하며, 특히 음식 포장재는 거의 폐기물로 소각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종이와 산림파괴의 상관관계는 대중적인 인식보다 적다는 의견도 있다. 종이 생산을 위한 펄프는 천연림이 아니라 인공 조림지에서 조달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규모 인공 산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지구온난화 방지 역할을 수행한다는 주장이다.
한 제지업계 관계자는 18일 “펄프 제작용 목재는 대부분 천연림을 쓸 수 없다”며 “종이는 인공 조림한 목재를 사용한 후 그 만큼 새로운 묘목을 심는 이른바 순환경작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종이사용을 둘러싼 찬반 양론은 계속되고 있지만 일회용 제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유통업계의 종이제품 ESG경영도 플라스틱 대체를 위한 수단을 넘어 재활용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