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영화의 공통점은 바로 스토리다. 영화 IP가 게임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마블' 영화는 개봉될 때마다 넷마블의 동일 IP 게임들이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반대로 넥슨을 비롯하여 펍지, 컴투스 등의 국내 게임사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특히 영화 IP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새로운 게임 IP 개발에 영화만큼 좋은 콘텐츠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보다는 글로벌 이용자들이 영화의 골격이라 할 수 있는 스토리를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넥슨은 지난 6일 세계적인 영화 감독 루소 형제와 프로듀서 마이크 라로카가 설립한 AGBO 스튜디오에 4억 달러(4,8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고, 상반기 중 최대 1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넥슨은 영화 및 TV 분야에서 자체·신규 IP(지적재산권)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고, AGBO는 제작력 강화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넥슨은 이번 투자로 AGBO의 지분을 38% 이상 확보해 최대주주인 AGBO 경영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한 단일투자자가 된다.
AGBO는 영화를 포함한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위해 설립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제작사로, ‘어벤져스: 엔드게임’, ‘캡틴아메리카: 시빌워’ 등 네 개의 마블(Marvel) 영화를 감독한 루소 형제와 크리스토퍼 마커스, 스테판 맥필리 등이 집필진으로 포진해 있다.
크래프톤의 펍지유니버스가 29일 배틀그라운드의 세계관을 녹인 영화 '그라운드 제로’를 잇는 ‘진실 2부작’의 후속 단편영화 ‘방관자들’을 공개한다.
작년 6월 ‘진실 2부작’ 중 첫 편으로 마동석 주연의 단편영화 ‘그라운드 제로’를 선보였으며, 1월 29일 태이고 지역 세계관을 완성시킬 시리즈의 최종편으로 ‘방관자들’을 공개할 것을 확정했다.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온 배우 고수, 이희준과 강철부대를 통해 얼굴을 알린 육준서가 출연한다.
‘그라운드 제로’가 1983년 대한민국 태이고 호산 교도소에서 일어난 폭동 사건을 그렸다면, 이번에 공개되는 ‘방관자들’은 2002년 월드컵에 가려졌던 최악의 국회 청문회를 그린다. 국회의원 ‘김낙수’는 태이고 부지 불법 매매, 주민 불법 퇴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태이고 전(前) 부시장 ‘정익제’가 왜 그런 일들을 벌였는지 추적한다. 배우 고수가 태이고 전 부시장 ‘정익제’ 역을, 배우 이희준이 ‘정익제’의 오랜 고향 친구이자 국회의원 ‘김낙수’ 역을 맡아 진실을 감추려는 자와 밝히려는 자의 대립을 강렬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30일에는 ‘진실 2부작’의 에필로그 ‘붉은 얼굴’이 공개될 예정이다. ‘붉은 얼굴’은 1997년, 태이고에서 벌어졌던 삼포조선(造船) 사택참사의 유일한 생존자인 작가 ‘오준서’의 인터뷰를 담았다. 육준서가 부캐 콘셉트로 태이고 출신 아티스트 ‘오준서’ 역할을 맡아, 기억 속 남아있는 거대한 붉은 불꽃과 의문의 인물을 새로운 형태로 자신의 작품에 담아낸다.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지난 27일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 제작에 언리얼 엔진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이 고갈돼 황폐해진 가까운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한 SF 스릴러 시리즈로 배두나와 공유가 주연을 맡았으며, 정우성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작품 속 달 표면과 우주선, 발해 기지 등이 사실적이고 실감 나게 표현됐다.
제작에 참여한 VFX(시각효과) 전문 스튜디오 웨스트월드는 ‘고요의 바다’에 언리얼 엔진의 ‘LED 월을 기반으로 한 인카메라 VFX(ICVFX)’라는 버추얼 프로덕션을 도입했다. 인카메라 VFX는 실제 환경에서 촬영하는 것과 같이 카메라의 앵글에 따라 LED 월에 실시간으로 렌더링된 고퀄리티 배경을 표시하여 배우들의 연기와 가상 배경을 한 번에 촬영할 수 있는 언리얼 엔진의 VFX 기술이다. 디즈니플러스에서 방영돼 큰 인기를 얻은 스타워즈 세계관의 드라마 ‘만달로리안’ 제작에 사용되면서 업계에 널리 알려졌으며, 국내에서도 결과물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 ‘고요의 바다’는 컴투스와도 상관이 있다. 컴투스는 지난 22일 자회사 위지윅스튜디오와 함께 배우 이정재, 정우성이 설립한 아티스트스튜디오 및 아티스트컴퍼니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 아티스트스튜디오가 영화 ‘고요의 바다’ 제작사다.
컴투스는 아티스트스튜디오와 아티스트컴퍼니를 자회사로 두는 신생 법인 아티스트홀딩스(가칭)에 각각 250억 원, 800억 원 등 총 1050억 원을 투자하고 메타버스 파트너십 확대에 나선다.
이정재, 정우성 역시 아티스트홀딩스의 주요 주주로 참여해 콘텐츠 밸류체인 확장을 통한 기업 가치 증대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며, 오는 24일 선보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고요의 바다’를 비롯해 이정재가 감독을 맡으며 정우성과 함께 주연 배우로 출연하는 영화 ‘헌트’ 등을 제작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컴투스는 위지윅스튜디오와 함께, 아티스트스튜디오, 아티스트컴퍼니의 톱 클래스 배우 라인업 등을 활용한 영상 콘텐츠 제작 및 자체 게임 개발 등을 추진하며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Com2Verse)’ 생태계를 위한 전략적 시너지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e커머스 및 NFT(대체 불가능 토큰)를 포함한 블록체인 분야 등 다양한 신규 사업을 위한 적극적인 파트너십도 구축해 나간다.
원스토어는 지난달 2일 웨이브(wavve)의 콘텐츠 개발 자회사 스튜디오웨이브와 ‘IP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함께 개발한 IP의 웹툰, 웹소설, 영상화 등 콘텐츠 제작을 추진하고 국내외 유통을 위한 협력에 나선다.
원스토어와 스튜디오웨이브는 SK스퀘어의 플랫폼 및 콘텐츠 전략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주요 기업인 만큼 관계사간 협력을 바탕으로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신규 서비스 창출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원스토어는 스튜디오웨이브가 기획한 영상물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웹툰 및 웹소설을 제작, 스토리 콘텐츠 서비스 ‘원스토리’에 선보인다. 스튜디오웨이브는 원스토어가 보유한 웹툰·웹소설 IP를 영상 콘텐츠로 제작한다. 제작된 콘텐츠는 OTT 플랫폼 웨이브에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공된다.
아울러 원스토어는 신규 IP 발굴을 위한 공모전도 스튜디오웨이브와 추진한다. 원스토어는 지난 2017년부터 매년 ‘웹소설 공모전’을 개최해 유망 작가 발굴과 오리지널 콘텐츠 개발에 적극 투자해 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전 세계에서 6500만장 이상 판매된 게임 시리즈 ‘헤일로’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올해 선보인다.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가 드라마 제작에 참여한다. 이렇게 게임은 영화에서 군침을 낼 만한 매력적인 콘텐츠다. 반대로 게임 업계가 영화 업계로 진출하는 것은 매력적인 스토리가 주는 이익과 이를 게임 IP로 가져왔을 때 주는 이익이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게임업계가 이렇게 대규모로 영화에 투자하는 것은 근래에 보기 드문 일로, 영화를 통해 신규 IP를 발굴하기 위한 게임사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미진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