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40년 사회공헌활동 진행한 남양유업, 최근 오너리스크로 이미지 악화

남양유업은 40년 가까이 진행된 ‘임신육아교실’ 등의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면서 유구한 ESG 활동 역사를 가지고 있다.

남양유업은 1983년 시작해 올해 39년째를 맞는 임산부와 산모들을 위한 ‘임신육아교실’과 1985년부터 하고 있는 소수의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 생산보급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유명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남양유업 ESG 등급 평가는 2020년 종합 B등급에서 2021년 B+ 등급으로 상향조정됐다. 또 지난해 3월 ESG 위원회를 출범하며 관련 활동들을 조직화/체계화하면서 본격적인 ESG 활동을 시행 중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현재 신규 개선 항목들을 발굴 및 추진하며 ESG 개선 노력을 지속 펼치는 중”이라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다양한 친환경활동도 펼치고 있다. 2020년부터 소비자 단체와 민관 협업을 통한 자원 순환 캠페인인 ‘Save the Earth’를 시행해 소비자가 보내는 플라스틱 소재 및 회사 폐소재 등을 서울새활용플라자에 기부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또 17차와 떠불, 맛있는우유GT 등에 친환경 포장재를 적용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남양유업은 대리점과의 상생활동에도 열심이다. 유업계 최초로 도입한 대리점 자녀 장학금 지원제 ‘패밀리장학금’은 2013년부터 누적기준 817명의 대리점 자녀를 대상으로 총 10억8000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또 업계 최초 도입 운영 중인 ‘협력이익공유제’를 통해 지난해 협력 이익대금으로 2억1000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남양유업의 다양하고 꾸준한 ESG 활동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불거진 불가리스 사태와 이어진 매각을 둘러싼 잡음으로 인해 남양유업은 지배구조와 관련된 의문점을 드러냈다.

‘승소시 인수’한다는 대유위니아, 20명 파견해 사실상 남양유업 경영 참여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에 지분 매각 계약 이후 ‘이면합의 불이행’을 들어 계약 무효를 선언한 후 남양유업의 지배구조는 혼란에 빠져들었다.

홍 회장 측은 ‘백미당의 매각 대상 제외 및 오너 일가에 대한 예우’가 이면 합의됐다고 주장했고, 한앤코 측은 이를 부인하며 팽팽히 맞섰다. 홍 회장 측이 매각 시한을 넘긴 후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경영진을 임명하려 했으나, 한앤코는 가처분신청을 통해 이를 막으려 했다.

결국 법원이 한앤코 측의 손을 들어줘 남양유업은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지 못한 채 김승언 경영지배인 체제로 전환됐다.

홍 회장은 자신의 매각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강조한 듯 한앤코와의 법적 분쟁이 자신의 승소로 마무리될 경우 대유위니아에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하는 조건부 매각 계약인 ‘상호 협력 이행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대유위니아의 자문단 20명이 남양유업에 파견됐다. 남양유업측은 대유위니아가 자문 활동만을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으나, 재계에서는 사실상의 경영참여로 보고 있다.

남양유업과 대유위니아는 지난해 말부터 소외 이웃들을 위해 연탄 1만장을 후원하는 등 ESG 활동도 공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남양유업의 경영권 인수를 두고 남양유업과 한앤코와의 법적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유위니아가 남양유업 지배구조의 백기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