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급망 위기 해소 언제?...낙관·신중론 교차 속에 코로나19 변종이 관건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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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공급망 위기 해소 언제?...낙관·신중론 교차 속에 코로나19 변종이 관건될 듯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1.1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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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제적으로 가장 뜨거웠던 주제는 코로나19로 비롯된 공급망 붕괴와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류난을 중심으로 국제 공급망 혼란이 심화되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낙관론과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새해들어서도 해상운임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국제 컨테이너 운임을 대표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7일 9주연속 상승하며 전주대비 62.94포인트 오르면서 5109.6을 기록해 또 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 공급망 위기의 핵심은 코로나19로 인한 노동력 부족과 그에 따른 물류난이다. 그런 점에서 지속적으로 출현하는 코로나19 변종은 올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구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최근 3일간 코로나19신규 확진자는 연일 200만명을 넘어서면서 폭증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 일간 신규 확진자 추이. 최근 3일간 매일 200만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자료=월드오미터]

▲낙관론: 美뉴욕연준, 국제공급망압력지수 발표..."공급망 정점 지나 완화 시작될 것"

미국 CNBC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연준) 산하 뉴욕연준이 새로이 국제공급망압력지수(GSCPI)를 개발해 발표했다. 지수 개발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공급망 위기가 정점을 지나 완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GSCPI는 일단 발틱운임지수(BDI)와 하펙스 지수, 미국 내 항공 화물 운송비용을 추적하는 노동부 물가지수 등 운송 비용과 관련된 지수를 분석한 자료를 합산해 산출된다. 여기에 항공 운임 가격과 전 세계의 구매 관리자 지수(PMI) 설문조사가 포함된다.

GSCPI는 1997년부터 25년간의 평균값(0)에 대한 표준편차로 측정한다. 현재 GSCPI 수치는 4.5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급망 혼란이 정점을 지나 완화되기 시작할 수도 있다고 지수 개발에 참여한 경제학자들은 시사했다. 

이날 CNBC에 따르면 경제학자 지안루카 베니그노(Gianluca Benigno)와 줄리안 디 지오반니(Julian di Giovanni)가 이끄는 뉴욕 연준 연구팀은 "이 지수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급망 혼란이 역대 가장 높았지만 정점에 이르렀고 앞으로 다소 완화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1월23일 김양수 해양진흥공사 사장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해상운임이 고점을 찍고 하락추세로 접어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신중론: 생산·물류 허브 중국, 코로나19 변종 확산과 노동력 부족... 끝이 안보인다

국제공급망과 해상물류의 허브인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변종 억제를 위한 강력한 규제는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해상운임 안정을 저해하는 강력한 요인이 되고 있다. 

해운전문매체인 마리타임 이그제큐티브는 지난 5일(현지시간) "중국 동부의 화주들은 닝보 항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혼란에 직면했다"며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역 봉쇄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리타임 이그제큐티브에 따르면, 닝보의 발병은 중국 최대 수직 통합 니트웨어 제조업체인 베이룬(Beilun)에 본사를 둔 의류 제조업체 선저우 인터내셔널(Shenzhou International)에서 6건의 집단 발병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저우 인터내셔널은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예방 조치를 준수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닝보항은 지난해 8월에도 2주 동안 부분 폐쇄됐었고, 이로 인해 막대한 물류혼잡을 초래한 바 있다. 

닝보항이 자리한 하이룽만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컨테이너 터미널 클러스터가 있다. 상하이항은 연간 약 4700만 TEU를 처리해 전세계 컨테이너 항만 중 1위를 차지하며, 닝보항은 연간 약 3000만 TEU를 처리한다.

북미 지역도 오미크론 변종 확산에 노동력 부족 심각

HMM 컨테이너선이 미국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HMM]<br>
미국의 롱비치 항구  [사진=HMM]

글로벌 공급망의 주요 도착지인 미국도 오미크론 변종 확산으로 인해 이미 부족한 노동력이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해운전문매체 스플래시247닷컴은 오미크론 변종이 노동력 가용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혼잡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상당 부분에 대해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였으며 시스템 전체의 노동력 부족은 문제를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지도자들과 정부 보건 당국자들은 오미크론이 노동력 가용성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운 컨설팅 기업 베스푸치마리타임(Vespucci Maritime)의 라르스 젠센 CEO는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병가를 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항만 노동자, 트럭 운전사, 창고 직원 등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직업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존 포카리(John Porcari) 백악관 공급망 태스크포스 항만 특사도 지난 5일(현지시간) “항만 노동자와 기타 노동자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제조사와 화주들도 노동력 부족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한 번에 최대 1/3의 인력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음을 예상해야 한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인구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 7일간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무려 450여만명에 이른다. 

코로나19는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캐나다 제조업체 및 수출업체의 CEO인 데니스 다비(Dennis Darby)는 "이번 주에 갑자기 사람들이 병가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출고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의 철강회사인 스텔코홀딩스는 이미 생산량에 대한 영향을 발표했다. 스텔코는 작년 4분기에 오미크론으로 인한 계획되지 않은 조업중단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예상보다 감소한 5만톤의 철강을 출하하는데 그쳤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알란 케스텐바움(Alan Kestenbaum) 스텔코 CEO는 "그것은 절대적인 들불처럼 번지고 있으며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결근 직원이 있는 회사에서 처리해야 하는 문제와 교통 수단을 포함해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미셸 웨실리셴 캐나다소매위원회(Retail Council of Canada) 대변인은 “오미크론은 갑작스러운 정부 규제로 인한 합병증은 말할 것도 없고 계획에 없던 결석을 더 많이 초래했다"고 밝혔다. 

해운업계, 신중론 우세..."2023년 새로운 선박 공급돼도 근본적인 해결 못할 것"

해운회사들과 해운전문 분석 기관은 신중을 지나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23년에 새로운 선박들이 인도되더라도 중국과 미국의 항만 작업 처리 능력이 개선되지 않는 한 물류난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7일(현지시간) 해운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AP Moller-Maersk)는 "선박 기항 및 닝보항에서의 출발이 아직은 정상적이며 코로나19 발생 지역 근처의 3개 터미널에서 컨테이너 적재 및 하역 작업이 예상대로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중국 정부의 '코로나 제로' 정책의 엄격한 시행으로 인항 항구 폐쇄로 막대한 비용이 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컨설팅업체인 러셀그룹(Russell Group)은 닝보항의 폐쇄로 인해 주당 40억 달러(약4.5조원) 규모의 무역이 중단될 것으로 추정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또한 피언리 증권(Fearnley Securities)의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오미크론 확산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중국에서의 컨테이너 이동을 더욱 방해해 전염병 초기에 보았던 것처럼 단기적으로 글로벌 처리량을 제한하고 요금 변동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다 레바인(Juda Levine) 프레이토스(Freightos)의 책임연구원은 "미국 LA와 롱비치 항구에서도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항구의 정체와 쌓여있는 화물로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 항구의 운영이 더욱 느려질 것"이라고 짚었다. 

그려면서 "춘절이 빠르게 다가옴에 따라 요금이 오를 것"이라며 "코로나19 추가 확산은 물류혼잡과 화물적체를 악화시키고 컨테이너 요금에도 계속 압력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 해상항공물류 분석 플랫폼 기업 세네타(Xeneta)의 피터샌드 수석애널리스트는 "중국과 미국의 항만 작업이 더 많은 물량에 대처할 수 있기까지는 (해상운임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 "2023년에 새로운 선박이 인도되더라도 지난해 밝혀진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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