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규제당국 감독에 SPAC 위축
-ESG 스팩 꾸준히 등장…12월 루비콘·노티쿠스 등
친환경 전기차, 저탄소 기술 등 ESG 기업과의 합병을 노리는 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늘어나고 있다. 노무라그린테크에 따르면 11월 말 ESG 기업과 합병한 SPAC은 올해 총 51건으로 지난해 전체 31건을 큰 폭 뛰어넘는다.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SPAC 규제강화로 위축된 환경에도 ESG 기업 합병은 바늘구멍을 비집고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SPAC은 민간기업과 합병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페이퍼 기업으로 SPAC 합병은 전통적인 IPO(기업공개)의 대안으로 통한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SPAC 거래량은 약 1630억 달러(약 200조원)에 달한다.
ESG 기업 품은 SPAC 늘어난다…지난달 누적 총 51건
글로벌 투자회사 노무라그린테크는 지난 5월 기준 올해 ESG 기업과의 SPAC 합병 건은 전기차업체 패러데이퓨처, 루시드모터스 등을 포함한 총 32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전체 ESG 합병 31건을 뛰어넘는다. 이들 딜의 가치는 총 1170억 달러로 추정, 지난해 전체 SPAC 딜 규모의 38%에 달한다.
11월 말 ESG 기업과 합병한 SPAC은 총 51건이다.
노무라그린테크 제프 맥더모트 대표는 "현재 50개 이상의 활성 ESG SPAC들이 타겟을 찾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고성장하는 ESG 회사에 (SPAC을 통해)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2016년 합병을 마친 친환경 녹색 SPAC의 수익률은 일반 SPAC과 비교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딜 종료 90일 후 이들 SPAC의 수익률은 10%를 넘긴 반면 일반 SPAC은 같은 기간 3% 가량 떨어졌다.
로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상위 10개 ESG SPAC의 연중 수익률은 4%로 같은 기간 0.2% 내린 일반 SPAC보다 높았다.
규제당국 감독에 SPAC 위축…계약 파기도 발생
다만 SPAC을 통해 상장한 기업은 구조적으로 IPO보다 상장조건이 낮다보니 관련 준비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특히 잘못된 정보를 거르기 힘들어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그 결과 올해 3월까지 급증하던 미국의 SPAC 상장 건수는 4월 전월 대비 89%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많은 기대를 끌어모으던 ESG 기업과의 SPAC 합병 건 중에는 계약이 파기된 사례도 나타났다.
미국 스마트팜업체 에어로팜은 지난 3월 12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한 SPAC과 합병계약을 맺었으나 이달 10월 투자자들이 기업가치 고평가를 우려, 투자금을 회수하며 계약이 파기된 바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안유미 선임연구원은 "스팩 공모시장의 급격한 위축은 SEC가 최근 스팩 투자의 급증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우려하여 스팩의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지침을 발표하는 등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추세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바늘구멍에도 ESG 스팩 자라난다
이러한 바늘구멍에도 ESG SPAC은 꾸준히 시장에 등장하는 추세다.
미국의 재활용 솔루션 업체 루비콘테크놀로지는 지난 17일 파운더스팩(Founder SPAC)과 기업가치 17억 달러를 인정받으며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규제 승인에 따라 내년도 2분기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공식 거래될 예정이다.
루비콘은 투자자 프레젠테이션에서 올해 매출액 5억7700만 달러, 영업이익 45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8년 설립된 루비콘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기업에 탄소발자국을 감축하는 폐기물 처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같은 날 해양작업 자동화업체 노티쿠스로보틱스는 약 6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클린테크어퀴지션 SPAC과 합병거래를 체결했다. 노티쿠스는 운송, 장비 유지보수 등 다양한 해양작업을 수행하는 전기 구동 로봇을 제작하는 기업으로 이를 통해 탄소배출량과 해양오염 절감에 기여한다.
클린테크어퀴지션 앨 스피로 CEO는 "우리는 전 세계 탄소 발자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훌륭한 비즈니스를 찾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노티쿠스가 유치한 파트너 및 투자자의 높은 수준은 인상적이며 이것이 그들의 기술과 솔루션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