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인터넷 장애 재발 방지 일환 네트워크운용혁신담당 신설하고 네트워크부문 총괄에 서창성 부사장 임명...AICC 등 8대 성장사업 집중
-NW부문 조직 유지 LG유플러스 "네트워크망 관리 체계 강화할 것"...플랫폼 강화 목적 외부 영입 콘텐츠 전문가 임원 신규 선임에 주목
SKT·KT·LGU+ 이통3사가 연말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내년 집중할 사업 방향 설정을 마쳤다.
내년에도 3사는 ‘탈통신’ 색깔을 더욱 선명히 가져갈 방침이다. 신성장 사업에 나란히 영점을 맞추고 자사 ICT 역량을 활용한 사업 차별화 정책을 펼치는 한편,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해 관련 분야별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통3사의 이번 임원 인사 핵심이 신성장 사업 쪽으로 무게가 실린 듯 보이지만, 올해는 유독 통신부문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잡음이 끊이질 않는 5G 통신 품질 문제와 더불어 특히, 최근 KT의 전국 규모 인터넷 장애 사고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우려에서 비롯된 시선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국내 네트워크망을 책임지는 대표 이동통신사에 결국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분야는 통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올해는 유독 통신망 관련 이슈가 많았던 한 해인 만큼, 이통3사는 인터넷 장애와 같은 네트워크 사고 재발 방지와 5G 품질 개선을 위한 전략에 집중해야 할 것이며, 이번 연말 임원 인사에서도 관련 내용을 핵심으로 포함해 고객들에게 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26일 녹색경제신문은 이번 SKT·KT·LGU+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 관련, 기업별 네트워크 품질 개선 및 강화에 관한 내용과 신성장 사업에서 각 집중할 분야와 전략을 분리해 정리했다.
KT, 네트워크망 안전화 강조한 조직개편 강행...SKT 5G 커버리지 확대 집중하고 LGU+는 NW 조직 유지
이통3사 중 이번 조직 개편에서 통신부문 안정화를 가장 강조한 곳은 역시 KT다. KT는 지난달 인터넷 장애 사태로 무너진 통신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네트워크부문에서 ‘네트워크운용혁신담당’을 신설하기로 했다.
네트워크운용혁신담당은 이번 사고에서 원인이 된 장비 운용망 관리와 장애 모니터링 등에 IT기술과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IT 부문, 융합기술원 등과의 협업을 통해 지속 점검 및 보완책 마련에 집중한다.
더불어 기존 플랫폼운용센터 명칭을 ‘보안관제센터로’ 바꿔 보안 기능을 강조하고 중앙 네트워크관제본부와 지역본부의 협업체계를 강화해 안정적인 네트워크 운영을 도모한다.
KT 네트워크망을 진두지휘할 수장들의 얼굴도 바뀐다. 네트워크부문 총괄에는 28년 유·무선 네트워크 경력을 지닌 서창석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맡게 됐으며, 권혜진 상무가 사내 최초 여성 네트워크전략본부장직으로 임명됐다.
KT 관계자는 “이번 임원 인사로 네트워크부문을 강화해 신뢰받는 통신 서비스 제공은 물론, 디지털혁신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부터 통신부문과 투자부문 회사 분리 운영을 본격화하는 SK텔레콤은, 5G 품질 면에서 다운로드 속도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커버리지 부문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통신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SK텔레콤의 새 수장으로 선임된 유영상 대표는 “통신 서비스 사업자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안정적인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게 1등 서비스 기업으로서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전제 조건이 될 것”이라며, “효율적인 5G 커버리지 확대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안정적으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하고 고객 선택권을 확대하는 등 고객 가치를 더욱 높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네트워크(NW)부문의 현재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되, 추후 네트워크망 안정화와 5G 품질 개선을 위한 대응 조직 체계를 더 강화할 방침이다. 기업부문장과 NW 부문장에도 각각 최택진 부사장과 권준혁 전무가 유임됐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에서 네트워크 부문에 특별히 새로운 변화를 주기보다는 기존에 잘 유지해왔던 인터넷망 관리 체계를 재정비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계속 이어나간다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라며, “만에 하나 인터넷 장애 발생 시 컨트롤타워를 즉각 가동해 해결할 수 있는 대응 체계가 가동되고 있으며 5G 품질 관리 역시 네트워크 부문 전담 조직을 통해 지속적인 개선을 펼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통3사 각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25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간담회를 갖고 5G 통신 활성화를 위한 투자에 협업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5G 품질 개선과 네트워크 안정성을 확보하는 조치로, 연말까지 지난해 설비투자 규모에 달하는 약 8조 3000억원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SKT ‘ICT 인프라 강화’ 인사 단행...KT 8대 성장사업 맞춤 조직개편, LGU+는 플랫폼 강화에 주목
내년 SKT·KT·LGU+ 이통3사가 집중할 신성장 사업에도 이목이 쏠린다.
SK텔레콤은 유영상 이동통신(MNO) 사업대표를 통신부문 새 수장으로 앉히는 한편, 강종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ICT 인프라 담당으로 선임했다. AI와 디지털 인프라 서비스 등 ICT 역량을 기반으로 한 고객 중심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다.
이외에 신성장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윤형식 인프라운용 담당, 조익환 메타버스 CO 메타버스개발 담당, 윤재웅 구독CO 구독마케팅 담당 등 14명의 신규 임원도 선임했다.
AI 부문에서 SK텔레콤은 올해 출시한 구독서비스 ‘T우주’와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중심으로 서비스 기능을 확대할 예정이며, 자사 ICT 결합 서비스인 ‘AI 에이전트’를 출시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 구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디지털 인프라 확대를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해 메타버스·클라우드·커머스·데이터센터 등 미래 사업 영역으로의 영토 확장도 도모한다. 유영상 대표는 “국내 초일류 파트너사들과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국내 고객들이 당사를 통해 글로벌 톱 수준의 서비스를 접할 수 있도록 글로벌 초협력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KT는 향후 전념할 8대 성장사업을 설정하고 이에 맞게 조직을 새롭게 정비함으로써 디지코(DIGICO) 분야에서의 성과 창출을 도모한다.
KT가 설정한 8대 성장사업은 ▲클라우드·DX, ▲AI·빅데이터, ▲로봇·모빌리티, ▲뉴미디어·콘텐츠, ▲헬스케어·바이오, ▲부동산·공간·IoT, ▲금융·핀테크, ▲뉴커머스 등이 포함됐다.
먼저 AI/DX융합사업부문의 클라우드/DX사업본부와 IT 부문의 인프라서비스본부를 통합해 ‘Cloud/IDC사업추진실’을 신설했으며, 클라우드 전문가 2명을 외부에서 영입해 클라우드 및 IDC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Cloud/IDC사업추진실 수장은 이번에 부사장으로 승진한 윤동식 IT부문장이 맡는다.
AI 분야에서는 특히 AICC(AI콘택트센터) 사업의 본격 추진을 위해 AICC기술담당을 추가했으며, 로봇 분야에서는 이상호 AI 로봇사업단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 승진한 인원은 부사장 4명, 전무 12명이며, 상무 24명이 새로운 임원으로 발탁됐다. 4명의 부사장 승진자 가운데 2명이 그룹사 임원이다.
LG유플러스는 전체적인 사업 부문은 기존과 같은 체계를 유지하되, 세부 사업 그룹을 신설해 신성장 사업의 전문성을 높였다.
우선 컨슈머 부문을 ‘컨슈머 사업그룹’과 ‘컨슈머 서비스그룹’으로 분리해 재편했으며, 컨슈머 부문 산하 디지털 관련 조직을 통합한 ‘디지털커머스사업그룹’을 신설했다. 기술부문은 ‘CTO’로 명칭을 바꿨으며 기존 기술개발그룹장을 맡았던 이상엽 전무가 그대로 CTO로서 조직을 이끌기로 했다.
외부에서 영입한 콘텐츠 전문가를 임원으로 선임함으로써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CJ ENM, HYBE 등을 거쳐 지난해 LG유플러스에 합류한 이상진 상무를 신규 선임하고 콘텐츠 관련 역량을 높이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인사에서 전무 2명을 승진시키고 상무 7명을 신규 선임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는 2년 차에 접어든 황현식 CEO가 올해 새롭게 선포한 ‘고객 일상의 즐거운 변화를 주도하는 디지털 혁신 기업’이라는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