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디지털금융 전환 가속화는 금융 소비자 이용 편의성을 높이며 새로운 금융 트렌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디지털 세계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장애인, 외국인들을 금융 사각지대로 내몰며 ‘디지털 난민’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습니다.
은행권 비대면 거래가 증가한만큼 오프라인 점포도 해마다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통폐합 수는 79곳에 달했습니다. 지난달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에는 100여 곳의 은행이 통폐합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은행 창구가 익숙한 고령층은 은행 업무 처리를 위해 먼 길을 나서도 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와 문명에 따른 은행권의 디지털금융 전환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금융취약계층 보호에도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온라인 거래가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은행 창구에서 높은 수수료를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같은 금액의 예·적금 상품을 가입해도 비대면으로 가입할 때만 우대금리 혜택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인은 온라인에서 금융 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파악이 어려워 은행 창구로 직접 달려가 문의하지만 원하는 답을 얻기 쉽지 않습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최근 은행권들도 디지털금융취약계층 포용을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는데요.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까지 연령별, 상황별 맞춤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은행들은 누구라도 장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디지털금융혁신이라고 깨달았기 때문이죠.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의 오기형 의원은 고령층 금융소외 현상과 관련해 “은행권은 ESG경영 차원에서 고령층의 온라인 채널 접근성을 높이는데 노력해야 한다”며“동시에 여전히 온라인 채널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을 위해 은행 간 협업 공동점포 운영을 늘리는 등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노설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