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드라마 게임화 가능성 높아져
"우린 깐부잖아."
넷플릭스가 우리나라 게임업계와 '깐부'를 맺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깐부'는 구슬치기와 같은 놀이를 할 때 '같은 편'을 의미하는 말로 알려져 있는데,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극 중 오일남의 대사를 통해 유행어가 됐다.
1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넷플릭스가 우리나라 게임기업에 투자를 펼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오징어게임'을 통해 우리나라 콘텐츠의 경쟁력을 엿본 넷플릭스가 신사업인 게임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게임기업의 힘을 빌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에 제작비 200억원을 투입했는데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며 출시 약 3주 만에 시가총액이 약 28조원 증가했다.
한편 글로벌 OTT 경쟁이 심화되면서 넷플릭스에겐 신사업을 마련하는 일이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 애플TV+ 등 OTT 후발주자들이 다양한 오리지널 서비스를 앞세워 경쟁력을 높여가면서 넷플릭스가 영상 콘텐츠만으로는 1위 자리를 수성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넷플릭스는 최근 게임 제작 스튜디오를 여럿 인수하며 게이밍 서비스를 마련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자체 IP를 다수 보유한 만큼 이를 게임으로 제작할 확률이 높다고 바라보고 있다.
특히 '기묘한 이야기', '종이의 집'과 같은 드라마의 경우 게임으로 만들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넷플릭스 오리지널 게임 역시 다수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가운데서도 게임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은 작품들이 다수 존재한다.
실제 지금 넷플릭스 드라마 가운데 최고 흥행 성적을 내고 있는 '오징어게임'의 경우 드라마 안에서 등장하는 놀이들을 차용한 인디게임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을 정도다. '스위트홈', '킹덤' 역시 좀비가 등장해 오락적인 요소가 강한 만큼 게임으로 제작하기에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우리나라 게임기업들에 대규모 투자를 펼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일부 한국 게임기업들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도는 한편, 자체 게임 스튜디오를 한국에 꾸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넷플릭스의 게임 시장 진출은 우리나라 대형 게임기업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 게임기업들인 3N이 신규 IP를 발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자체 IP 기반 게임들을 앞세워 신작 공세를 펼친다면 국내 게임시장이 빠른 시간 안에 잠식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게임 유통 플랫폼이 확장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넷플릭스의 게임 시장 진출이 우리나라 대표 게임기업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3N은 최근 PC와 콘솔 플랫폼에서 선보일 AAA급 게임들을 제작하고 있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넓은 고객층을 보유한 넷플릭스를 통해 자사의 게임을 유통할 수 있다면 글로벌 매출 비중을 빠르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징어게임'의 대박 흥행을 계기로 우리나라 콘텐츠 제작 기업들이 투자 금액 대비 큰 수익을 올릴 역량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이와 같은 흐름이 게임업계에도 연결된다면 넷플릭스와 한국 게임기업이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