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섭 대표, ESG 투자 지속적으로 늘려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게임업계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소 게임사들에게 그동안 ESG 경영은 선뜻 나서기 힘든 분야였다.
게임 개발비에 예산의 대부분을 투자하는 탓에 사회공헌에 나설 여력이 부족한 것이 실정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선데이토즈가 김정섭 대표를 중심으로 ESG 경영에 힘을 쏟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018년 취임한 김 대표는 사회적 기여와 내외부와의 소통, 관계 확대를 강조하며 ESG를 경영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데이토즈가 국내 중소 게임사 가운데 ESG 경영의 모범사례로 거듭날 수 있을 지를 놓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정섭 대표, 2020년 ESG 투자 취임 원년 대비 5배로 늘려
김 대표는 취임 2년 만인 2020년에 사회적 기여에 대한 투자를 취임 원년 대비 약 5배나 늘렸다.
더불어 매년 자사주 매입을 통해 투자자 관리를 펼치며 직무 전담 경영진을 확대하고 전문성을 높였다.
올해 초에는 전 직원에 스톡옵션을 부여해 회사 성장을 이끌 구성원을 독려하기도 했다.
스톡옵션은 통상적으로 우수 인력 확보 및 성과에 따른 보상으로 지급하는 데 반해 김 대표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지급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회사 측은 이전 성과에 대한 보상이 아닌, 앞으로의 효율과 성과를 독려 및 성원하는 미래지향적 스톡옵션이라고 설명했다.
대표 게임 '애니팡4' 통해 아동 위한 기부금 마련
선데이토즈는 자사 모바일게임인 '애니팡4'를 통해 학대 피해 아동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난 8월 진행된 해당 이벤트는 이용자가 게임에서 무료로 생성되는 하트를 2000만개 사용하면 선데이토즈가 학대·방임 환경에 놓인 아동을 위한 기부금을 마련하는 행사였다.
민광식 선데이토즈 이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사회적 약자와 환경 기여 사업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응원과 소통을 더한 의미 있는 사회적 책임 이행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작인 '애니팡2'와 '애니팡3'에서는 결식아동들의 아침 식사 지원을 위한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2개 게임 유저가 게임 내에서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면 선데이토즈가 조식 비용을 기부하는 구조로 진행됐다.
선데이토즈의 기부금은 성남 소재 초등학교와 중학교 등 4개 학교의 결식 아동 40명에게 6개월 동안의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데 사용됐다.
이같은 사회공헌 행보를 인정받아 선데이토즈는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사회공헌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정섭 선데이토즈 대표는 "게임을 플레이하며 이벤트에 참여해주시는 모든 이용자들께 큰 감사를 드리며 선데이토즈 임직원과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여러분과도 수상의 의미와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유저들이 정하는 사회공헌 방향...게임업계 이정표 될까
최근 선데이토즈의 사회공헌 행보는 유저의 참여를 극대화시켰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기업이 사회공헌의 방향을 정한 뒤 유저들이 참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유저들이 먼저 방향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선데이토즈가 '함께 만드는 기부'라는 타이틀로 진행한 행사 속에서 유저들은 자신이 직접 선호하는 사회공헌 행보를 선정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선데이토즈는 유저들의 참여를 높이는 한편, 아동 및 청소년 복지 현안을 널리 알리는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었다.
김태열 사회공헌팀장은 “게임 이용자 외에 네티즌들과도 사회공헌의 의미를 공유하기 위한 행사”라며 “이번 행사로 취약한 아동, 청소년들의 상황과 지원에 대한 대중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유저 참여형 사회공헌 행보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게임에서 거둔 매출을 바탕으로 기업이 사회공헌의 방향을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에서 벗어나 유저와 함께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더불어 게임 유저 수를 높이는 것이 절실한 중소 게임사에게 이와 같은 방법은 게임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저 참여형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존 유저들의 참여율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공헌에 관심을 가진 신규 유저 역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함께 만드는 기부'를 통해 유저들이 직접 사회공헌 활동을 선정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면서 "선데이토즈가 다른 중소 게임사들에게 ESG 경영 측면에서 나아갈 길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