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최태원·신동빈 등 재계 15개사 수장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수소동맹...이재용·구광모 왜 빠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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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최태원·신동빈 등 재계 15개사 수장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수소동맹...이재용·구광모 왜 빠졌나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9.09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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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구광모, IT 주축 사업 방향과 달라...배터리 관련 사업 있어 아쉽다는 반응도
- 한국판 수소위원회 공식 출범..현대차·SK·포스코 주축 롯데·효성·한화·GS 등 15개사 참여
- 43조 수소경제 투자 본격 전개..핵심기술 조기확보 시급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주도하는 '한국판 수소위원회'에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15개사 총수들과 대표들이 함께 뭉쳤다.  

하지만 이른바 '수소동맹'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대표는 빠진 모습이어서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내 수소경제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 SK, 포스코 등 15개 회원사로 구성된 수소기업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Korea H2 Business Summit’이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전면에 내걸고 창립총회와 함께 공식 출범했다. 

'코리아H2비즈니스서밋'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이외에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사장, 허세홍 GS그룹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사장,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허정석 일진그룹 부회장, 구동휘 E1 대표,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 등 각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 주요 기업 대표 등이 총출동했다.

그런데 4대 그룹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대표는 그 자리에 없었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과 구광모 대표는 정의선 회장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는 점에서 정 회장이 주도하는 행사에 불참이 아쉽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재계에서는 삼성과 LG는 IT 사업이 주력인 만큼 사업 색깔과 방향성에 차이가 있어 '수소 동맹'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가석방으로 출소했지만 시민단체 등의 비판도 있어 경영 활동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광모 대표는 '뉴 LG'로 혁신 과정에서 수소경제를 전면에 내세우기 어려운 측면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반면 삼성과 LG가 주요 계열사에 수소 관련 사업이 있어 참여 명분이 충분하다는 반론도 있다. 삼성은 삼성SDI의 배터리와 삼성물산의 청정수소 등이 있고, LG는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사업 등이 수소경제와 직결되기 때문.

더욱이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동맹을 위해 최태원 회장은 물론 이재용 부회장, 구광모 대표 등 4대 그룹 총수와 잇달아 공식 회동한 바 있다. 비공식적으로도 이들 4대 그룹 총수는 자주 만남을 갖고 격의없이 소통하고 있어 '수소동맹'에 두 사람의 불참은 의외라는 시각도 있다.

간사를 맡은 정의선 회장은 이날 창립총회에서 "우리나라는 유럽·일본 등에 비해 수소산업 생태계의 균형적인 발전이 늦었지만,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만큼 못할 것도 없겠다는 자신감도 든다"며 "개별 단위의 기업 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업·정책·금융 부분을 하나로 움직이는 역할을 함으로써 수소산업 생태계의 완결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수소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리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코리아H2비즈니스서밋'은 현대차·SK·포스코 3개 그룹이 주축이 돼 창립총회를 준비해왔다. 이들 3개 그룹은 지난 3월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수소경제를 활성화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기업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데 뜻을 함께하고, CEO 협의체를 설립하기로 결의했다. 이후 효성을 포함한 4개 그룹 회장이 지난 6월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만나 수소기업협의체 출범을 공식 합의했다.

'코리아H2비즈니스서밋'은 ▲회원사 간 수소사업 협력 추진 ▲수소 관련 투자 촉진을 위한 글로벌 투자자 초청 인베스터 데이 개최(매년 상반기) ▲해외 수소 기술 및 파트너 공동 발굴수소 관련 정책 제안 및 글로벌 수소 아젠다 주도 등을 통해 수소경제 확산과 수소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현대차·SK·포스코 3개 그룹이 첫 공동의장사를 맡고 매년 9월 전 회원사가 참여하는 총회를 열어 관련 주요 이슈 및 현황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또 회원사들은 정기모임을 갖고 기술·정책·글로벌 협력 등 3개의 분과별 중점 협력과제를 선정하고, 집중적인 논의 과정을 거쳐 세부 추진방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코리아H2비즈니스서밋'은 공급·수요·인프라 부문의 다양한 기업들 간의 협력을 촉진하고 가치사슬 전후방의 불확실성을 효과적으로 줄여 나갈 예정이다. 이미 현대차와 SK,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 주도로 2030년까지 수소 생산, 유통·저장, 활용 등 수소경제 전 분야에 43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대한 설명을 듣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부터),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현대차]

우선 해외수소 생산·운송 영역으로 진입해 주도적이고 안정적인 수소 공급망 확보에 주력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수소 공급원의 다양화, 자립적 수소 공급망 구축을 궁극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난해 6월 출범한 그린수소 해외사업단의 해외 청정수소 수입 계획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또한 수소 경제의 핵심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최적의 해외 파트너와 연계해 투자 및 협력 대상을 발굴하고, 수급 및 투자 공유를 통한 산업 경쟁력 집중과 장단기 수요 창출을 위한 대정부 정책 제안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창립총회 기조연설에서 딜로이트컨설팅은 "글로벌 선도국 및 선도기업들이 현재의 수소 패권경쟁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바로 대형화 (Scale-Up)와 속도감 있는 전개인 만큼, 공급·수요·인프라 영역의 다양한 기업들이 적극적인 협업과 공동투자, 공동기획을 논의함으로써 가치사슬 전후방의 불확실성을 효과적으로 줄여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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