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이하는 전화로 검찰 사칭, 30·40대는 문자로 금융사 사칭에 취약
- 피해발생 시 신속하게 계좌 지급정지 조치로 피해 예방해야
#.지난 6월 보이스피싱 피해자 A씨는 사기범으로부터 딸이라는 메신저를 받았으며, 사기범은 “전화가 고장이 나서 통화가 불가한 상황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엄마 핸드폰을 사용해야겠으니 원격조정앱을 설치해달라. 그리고 앱 설치 후 엄마의 신분증과 카드번호 등을 알려달라”고 했다. 피해자 A씨는 메신저사진 및 대화명이 평소 딸의 그것과 일치해 사기범의 말에 속았고, 사기범이 보낸 원격조정앱 설치를 승인 및 본인의 신분증과 카드 사본, OO은행 계좌번호 및 비밀번호 등을 제공했다. 사기범은 피해자 개인정보 등을 이용해 오픈뱅킹으로 OO은행 계좌 잔액 중 441만원을 타행 ◇◇계좌로 송금해 편취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0·60대 이상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이 같은 가족·지인을 사칭한 경우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이하에서는 검찰을 사칭해 범죄에 연루됐다며 접근한 사기수법에, 30·40대에서는 문자로 금융사를 사칭해 저리대출을 제공하겠다는 보이스피싱 접근 수법에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가족·지인 등을 사칭한 고도화된 메신저피싱 피해가 증가하는 등 보이스피싱에 노출되는 위험상황이 다양해지고 있어 금융이용자는 일상 속에서 누구라도 보이스피싱에 당할 수 있다"며 "'출처 불분명한 앱, URL 주소는 절대 클릭 금지' 등의 메신저피싱 대응 요령을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보이스피싱 피해자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연령별로 사기범의 접근 단계, 피해자의 사기 인지 단계 등을 분석했다. 이는 금융사 영업점에 방문한 보이스피싱 피해자 620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번 설문조사 분석결과 전연령대에서 사기범이 개인정보를 탈취해 피해자 모르게 예금이체 및 비대면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편취하는 비율이 높았다.
사기범이 이용한 보이스피싱 접근매체로는 문자로 접근한 비율이 45.9%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은 전화(32.5%), 메신저(19.7%) 등이다. 다만 20대 이하는 전화로 접근한 비율이 55.9%로 가장 높았다.
사기수법으로는 가족·지인을 사칭한 사기가 36.1%, 금융회사를 사칭한 저리대출 빙자사기(29.8%), 검찰 등을 사칭한 범죄연루 빙지사기(20.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연령별로 취약한 사기수법이 다르게 나타났다.
20대 이하는 50.0%가 범죄연류 빙자유형이었으며 30·40대는 저리대출 빙자유형이 38.0%, 50·60대 이상은 가족·지인 사칭이 48.4%로 가장 높았다.
사기범의 요구로 피해자의 35.1%는 원격조정앱을, 27.5%는 전화가로채기앱을 설치했으며 50·60대 이상의 경우 원격조정앱(48.7%), 전화가로채기앱(32.3%)을 설치하는 비율이 특히 높았다.
사기범이 개인정보 및 금융거래정보 등을 탈취해 피해자 모르게 계좌를 개설한 비율은 19.3%였으며 20대 이하는 이같은 피해 비율이 4.5%로 매우 낮았다.
피해금 전달은 예금 이체 및 비대면 대출 등으로 자금 편취하는 피해를 당한 비율이 48.5%로 가장 높았으며 모바일·인터넷 등 비대면 이체가 34.8%, 대면전달 7.9%, ATM 7.1% 순이다.
피해자의 25.9%는 피해구제 골든타임인 30분 이내에 사기피해를 인지했으며 대부분(64.3%) 4시간 이내에 보이스피싱 피해를 알았다. 24시간 경과 후 인지한 경우는 19.0%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령별로 취약한 사기 유형에 유의하고, 특히 출처가 불분명한 악성앱 설치나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대출광고를 보고 절대 연락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었다면 금융사 콜센터, 경찰청, 금감원 등에 계좌 지급정지를 신청해 사기범이 자금을 인출해가지 못하도록 신속히 계좌의 지급정지 조치를 하는 것이 피해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