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라모듈 ASP 양 사 크게 차이 나…삼성전기, 올 1분기 ASP 전년 대비 31.6% 하락한 반면 LG이노텍은 5.6% 상승
- 갤럭시A 및 중국 업체 중심으로 공급망 확대한 삼성전기…LG이노텍은 아이폰 필두로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관련 부품인 카메라모듈의 출하량 또한 견조한 성장세가 전망된다. 이에 국내 주요 카메라모듈 생산 업체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나란히 훈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사간의 판매 전략은 다소 상반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카메라모듈의 평균판매단가(ASP)의 경우 삼성전기는 전년 대비 30% 가량 낮아졌으나 LG이노텍은 5% 이상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두 업체 모두 고부가 카메라 모듈 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나 공급 상황은 조금 다를 수 있다"며 "삼성전기는 공급망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LG이노텍은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을 늘린 것이 ASP를 엇갈리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전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카메라모듈 시장은 스마트폰 출하량 자체의 증가와 고사양 스마트폰 카메라에 대한 수요 증가 등으로 호조세를 보일 전망이다.
카메라모듈은 렌즈를 통해 들어온 광(光) 신호를 디지털신호로 변환해 스마트폰 화면에 구동시켜주는 부품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출하량이 전년 대비 11% 성장한 50억7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메라모듈 시장의 성장세는 전 세계 스마트폰 업체를 대상으로 해당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에게는 '호재'로 다가온다. 올 1분기 기준 삼성전기의 매출에서 카메라모듈, 통신모듈을 합한 모듈 사업 비중은 35.47%이며, LG이노텍에서 카메라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는 매출 비중이 73.6%에 이른다.
실적 면에서 삼성전기의 1분기 매출은 84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21' 시리즈 조기 출시로 지난해 4분기부터 모듈을 선행 공급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전분기와 비교하면 49% 상승했다.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사업부는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2조2593억원을 기록했다. 계절적 비수기로 전분기에 비하면 26% 감소한 수치지만 스마트폰용 트리플 카메라, 3D센싱모듈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다.
고부가 카메라모듈의 발달과 더불어 보급형 스마트폰에서도 트리플, 쿼드 카메라 등이 탑재되면서 이들 기업은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대형 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수익성 호조가 전망된다"며 "3분기 역시 삼성전자와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출시로 부품 업체의 가동률이 높아지는 시기"라고 밝혔다.
다만 양사간의 카메라모듈 평균판매단가(ASP)는 크게 상반되는 형태다. 각 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 1분기 카메라모듈 ASP는 전년 대비 31.6% 하락한 반면,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 ASP는 전년 대비 5.8% 상승했다.
LG이노텍이 센서시프트·3D센싱 등 신형 카메라 모듈 개발에 매진해온 것처럼, 삼성전기 역시 광학 10배 줌이 가능한 폴디드 카메라 모듈 양산에 돌입하는 등 고부가 제품에 힘을 실어왔다. 그럼에도 삼성전기의 ASP가 큰 폭으로 낮아진 데 대해 업계는 여러 요소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삼성전기의 사업 전략이 기존 플래그십(갤럭시S 시리즈) 위주에서 중저가형으로 공급망을 확대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기는 올 1분기 실적 관련 질의응답에서 "당사는 올해 1분기부터 전략거래선에 보급형 카메라모듈을 본격 공급 중이며 중화 거래선에도 공급을 개시해 공급량 확대를 추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중저가형 스마트폰인 갤럭시A72, A52에 카메라 모듈을 대량으로 공급한 데 이어, 최근에는 30만원 대의 저가형 스마트폰 '갤럭시A22'의 후면 카메라 모듈 개발 선도업체로도 나섰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대량 공급 체제도 ASP를 낮췄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기의 중국 지역 매출 비중은 전체의 34.4%에 달하며, 샤오미·오포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의 경우 중국과 삼성전자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며 "이들 업체에 부품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과정에서 단가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사업부는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공급량이 늘어난 것이 ASP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특히 LG이노텍의 대형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12'가 지난해 말부터 올 1분기까지 강력한 수요를 이어가고 있는 추세가 주요했다는 평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모두 고부가 제품을 개발하고 있고 기술적인 면에서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회사"라며 "다만 삼성전기는 공급망을 여러 라인업으로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LG이노텍은 하이엔드 제품 비중이 확대된 것이 ASP를 가르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