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스·랄라블라, 점포 수 줄이며 '숍인숍' 전략 구사
CJ올리브영, 코로나에도 매장 수 늘리며 업계 1위 자리 다지기
CJ올리브영이 지난해 주요 H&B(헬스앤뷰티) 브랜드 중 유일하게 매장 수를 늘렸다.
매장을 온라인 빠른 배송을 위한 일종의 거점지로 활용하는 전략으로 경쟁사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옴니채널 방식과 배송 서비스 등을 강화해 업계 1위 입지를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온라인 구매 상품을 가까운 매장에서 바로 찾아갈 수 있는 ‘오늘드림 픽업(Pick-up) 서비스’를 지난 10일 론칭했다.
온라인몰에서 제공하는 구매 혜택은 그대로 누리면서 배송비 부담을 덜었다. 전국의 주요 매장 650여 곳에서 운영 중이다. 매장에 상품이 준비되면 발송되는 모바일 바코드를 받은 후 3일 안에 수령하면 된다.
이어 11일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원하는 매장에서 반품할 수 있는 ‘스마트 반품’ 서비스를 선보였다. 앞서 지난해 4월부터 명동·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와 주요 지역 대표 매장에서만 시범 운영하던 서비스를 전국 500여 개 매장으로 운영을 확대했다.
올리브영은 주요 H&B·뷰티업계의 추세와는 달리 매장 확대 전략을 펼쳤다. 올리브영의 점포수는 지난해 말 기준 1259개로 전년보다 13개 늘었다.
오프라인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지난해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H&B 고객 중 큰 부분을 차지하던 해외관광객 수요도 줄어든 상황이었다. 경쟁 브랜드인 롯데쇼핑의 롭스와 GS리테일의 랄라블라가 매장수를 줄이고, 마트 등 계열사 매장 내 숍인숍 형태를 택한 것과 다른 행보다.
또 올리브영은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도모하는 '옴니채널' 방식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과거 해마다 100~200개 가량 점포수를 늘려온 것에 비하면 작년 추가 출점수는 매우 적은 편"이라며 "온라인몰 강화 작업과 오프라인과의 시너지를 위해 옴니채널 및 배송서비스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공격적인 출점보다는 기존 매장을 활용한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강화할 것"이라며 "물론 좋은 상권이 있다면 추가 출점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올리브영은 ‘오늘드림’ 서비스 지역을 수도권 중심에서 확대해 현재 전국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메쉬코리아의 ‘부릉’ 등을 통해 3시간 내 배달하고 있다. 전국 매장을 피킹과 패킹이 이뤄지는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배송 시간을 단축시켰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즉시 배송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지난해 ‘오늘드림’ 주문 건수는 전년에 비해 12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서울 지역에서는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도 ‘오늘드림’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올리브영은 2019년 5월부터 온라인몰 프리미엄관에 에스티로더, 맥, 바비브라운 등 7개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표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바 있다.
상품을 수령하는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는 ‘쓰리포(3!4!) 배송’과 ‘미드나잇 배송 옵션도 운영하고 있다. 특정 시간대에 원하는 장소에 비대면으로 상품을 배송하는 방식이다.
롯데 '롭스'·GS '랄라블라', 매장 확대 보다 고객 혜택 늘리고 품종 다변화
이와 반대로 롭스와 랄라블라는 지난해 매장 수를 줄였다. 지난해 말 기준 롭스는 28개 매장을 닫아 101개를 기록했다. 랄라블라도 전년보다 124개로 26개 줄었다.
랄라블라도 지난해 3월부터 요기요를 통해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전국 랄라블라 60여개 매장에서 400여 종 상품을 1시간 이내 받을 수 있다.
랄라블라는 매장 확대 대신 계열사 멤버십 통합, 간헐적인 통신사 멤버십 할인 행사 등의 고객 혜택을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
랄라블라 관계자는 "매장 수를 늘리기보다는 기존 점포들을 우량점포로 내실을 다지는 방안을 택했다"며 "일부에서는 GS25에 도입한 랄라블라 상품 전용 매대를 두고 랄라블라의 자구책으로 보기도 하지만, 편의점 매출에 기여할 뿐, 랄라블라 매출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의 롭스는 롯데마트 매장 안으로 들어가게 됐다. 롭스를 '롭스 플러스'로 탄생시켜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다. 단독 브랜드 수를 늘려가며, 화장품 외에 신선식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다룰 계획이다.
김지우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