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전격합의] SK는 배상금 어떻게 마련하고, LG는 어디에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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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전격합의] SK는 배상금 어떻게 마련하고, LG는 어디에 쓸까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4.13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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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재무구조 악화된 상태지만 배상금 지급 문제없어
LG에너지솔루션 리콜비용 리스크 있어...미국 5조원 투자비용 등으로 일부 쓰일 전망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쟁이 종식된 가운데 SK가 약 2조원의 배상금을 어떻게 마련하고, LG는 어디에 쓸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현금성 자산에 여력이 있어 배상금 마련에 무리가 없지만 재무구조에서 빡빡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돈 쓰일 곳이 많기 때문에 2조원의 배상금을 리콜비용, 투자비 등에 유용하게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11일 오후 배터리 분쟁 종식 합의문을 공동 발표했다.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영업비밀 침해 분쟁을 제기한지 2년 만이다.

최대 쟁점이었던 배상금은 2조원으로 합의됐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현금 1조원, 로열티 1조원 등 총액 2조원의 배상금을 지급한다.

현금 1조원은 2021년 5000억원, 2022년 5000억원씩 나눠서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지급한다. 나머지 1조원은 로열티 방식을 채택했는데 2023년부터 SK이노베이션이 연간 글로벌 배터리 판매 매출의 1~1.75%를 지급하면서 총 1조원을 채울 예정이다. 올해 지급되는 현금 5000억원은 2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SK이노베이션 재무구조 악화된 상태지만 배상금 지급 문제없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최악의 정유업 불황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 자산)은 10조원에 육박했고, 부채비율은 149%에 달한다. 

그래도 현금 1조원을 지급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산총계는 38조4981억원이다. 이 중 유동자산은 13조2950억원이며, 당장 현금화가 가능한 현금성 자산은 2조9406억원이다. 올해 SKIET(2차전지 분리막 전문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비롯해 자회사 SK루브리컨츠 등의 지분매각 등 2조원 내외의 현금유입도 가능하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5월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SKIET) 보유 지분 90% 중 22.7%에 해당하는 1283만4000주를 구주 매출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 금액을 올해 지급해야 할 5000억원의 배상금 일부로 활용할 전망이다. 

더욱이 나머지 1조원은 2023년부터 배터리 판매매출의 일정 비율을 지급하며 위험도를 낮춘만큼 큰 무리없이 총 2조원의 배상금 지급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늘어날 시설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이 필요하다. 2021~2022년 3조원 내외의 배터리 부문 투자를 비롯해 연간 4조원의 시설투자가 예정된 상황이다. 정유업황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빡빡한 재무구조가 이어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리콜비용 리스크 있어...미국 5조원 투자비용 등으로 일부 쓰일 전망

LG에너지솔루션은 당장 올해 받을 5000억원과 내년 받을 5000억원 등 배상금으로 지급받는 총 1조원의 현금을 어디에 쓸지 구체적으로 정해놓지는 않은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기업활동을 하면서 캐쉬가 들어오면 총액을 갖고 어디에 쓸 것인지 결정하는 것으로 돈이 들어왔을 때 어디에 쓰겠다고 구체적으로 의사결정을 하지는 않는다"며 "투자를 계속 할 것이니 만큼 그런쪽에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재무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4931억원이다. 매출채권까지 합하면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은 4조4242억원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장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몸값이 100조원에 달한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 경우 최대 30조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도 있다.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받는 배상금은 기본적으로 지속되는 배터리 부문 투자비용으로 쓰일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판결 이후 앞으로 2025년까지 미국 시장에 최소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안에 미국 현지 최소 2곳의 후보지를 선정하고 신속하게 투자를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투자가 완료되면 미국에서만 70GWh(기가와트시) 이상의 독자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비용 중 일부로 배상금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23년부터 받게될 1조원의 로열티가 미국 투자비용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비용측면에서 리스크를 갖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코나 화재로 인한 리콜 비용 5550억원을 충당금으로 반영하면서 적자를 낸 바 있는데 GM의 볼트EV 리콜 문제도 남아 있다.

지난해 리콜하기로 결정한 6만9000대의 볼트EV에 대한 배터리 전면 교체가 실시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은 대규모 리콜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되면 SK이노베이션으로 받게될 배상금이 리콜 비용으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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